영국의 클래식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재규어는 아일랜드 출신의 음악가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윌리엄 라이온스(William Lyons, 1901~1985)에 의해 설립되었다. 1901년 영국 블랙풀(Blackpool)에서 태어난 윌리엄 라이온스는 10대 때부터 자동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오토바이에 심취하게 된다. 사이드카까지 장착된 오토바이는 라이온스에게 가장 실용적인 교통수단이 되었다. 라이온스는 20세가 되던 1921년 할리 데이비슨을 구입하고 이웃에 살고 있던 사이드카 제작자인 윌리엄 웜슬리(William Walmsley)가 만든 8각 모형의 사이드카를 장착한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웜슬리의 사이드카는 스타일과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라이온스는 20세라는 나이에 웜슬리에게 사업을 제의한다. 1922년 9월 라이온스와 웜슬리는 재규어의 전신인 스왈로우 사이드카사(The Swallow Sidecar Company)를 설립하고 라이온스는 사업가로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음악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라이온스는 당시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투톤으로 처리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저렴한 가격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20년대 중반 큰 성공을 거두면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1926년에는 컥커가(Cocker Street)로 이전해 차량의 보디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1927년 라이온스는 1922년 처음 소개되었던 오스틴 7(Austin 7)을 구입해 섀시 위에 2인승 스포츠형 바디를 얹었다. 1927년 첫 선을 보이게 된 "오스틴 7 스왈로우(Austin 7 Swallow)"는 드롭 헤드 쿠페(Drop Head Coupe)와 픽스드 헤드 쿠페 (Fixed Head Coupe) 두 가지 모델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회사의 이전과 함께 회사이름을 스왈로우 사이드카 엔 코치 빌딩사 (The Swallow Sidecar & Coach Building Company)로 변경한다. 라이온스는 저렴한 가격과 개성있는 디자인 덕분에 주문이 몰리자 자동차 회사가 밀집해 있는 잉글랜드 중부지방으로 다시 회사를 이전하고 회사명을 다시 스왈로우 코치 빌딩사(Swallow Coach Building Company)로 바꾼다. 오스틴 7 스왈로우 뿐 아니라 피아트 509(Fiat 509), 스위프트 텐(Swift Ten), 스탠다드 나인(Standard Nine) 등의 바디를 제작했다. 1931년 스왈로우는 스탠더드 자동차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엔진과 섀시를 공급받는 한편 라이온스는 지면에 최대한 가깝게 갈수 있는 자동차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1935년 낮고 날렵한 SS 재규어가 탄생하게 되고 재규어라는 이름은 스왈로우의 광고회사에서 고양이의 모습이 연상된다고 해서 붙여졌다. 라이온스는 스탠더드와 스왈로우의 머리글자를 딴 SS를 선호했지만 2차대전 때 SS가 나치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회사명을 재규어 자동차(Jaguar Cars Ltd.)로 바꾼다. 1934년 라이온스는 독립하게 되며 1939년부터 1945년까지 군수자재를 생산한 뒤 다시 자동차사업으로 새롭게 도약한다. 핵심은 더 이상 다른 제작사의 섀시 위에 얹을 보디만 제작할 것이 아니라 직접 엔진을 제작하는데 있었다. 1948년 영국 모터쇼에 최고속도 2백km/h를 자랑하고 후에 스포츠카의 클래식으로 전해지는 XK120를 선보인다. 1950년에는 세단 모델인 마크 VII(Mark VII)를 선보여 미국에 진출하기 시작한다. 이후 E-type, 재규어의 최고의 세단 라인업인 XJ 시리즈를 완성한다. 라이온스는 1956년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공로로 왕실로부터 작위를 받아 윌리엄 라이온스경(Sir William Lyons)이라 불린다. 라이온스는 1966년 재규어가 BMC(British Motor Corporation)에 매각된 이후 실무에서 손을 떼기 시작하여 1972년에 퇴직하였다. 손을래 < 수입자동차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