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중형차 시장 주도권 쟁탈전이 한여름 더위만큼이나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 "뉴EF쏘나타"의 독주가 2.4분기이후 주춤해지면서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 등 나머지 업체들이 "중형차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다"를 외치며 시장잠식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이처럼 중형차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22.8%나 신장한 시장규모 때문이다.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중형차 부문은 작년보다 16.7% 성장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미니밴(-33.6%)과 소형차(-5.6%)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대우차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하반기에 저마다 주력 모델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채비다. 특히 기아차와 르노삼성 대우차는 뉴EF쏘나타의 기세가 꺾인 틈을 이용, 최대한 시장영역을 넓혀 보겠다는 의욕에 차 있다. 현대차도 이에 맞서 "수성"을 위한 비상 마케팅에 돌입했다. 뉴EF쏘나타(현대차) SM5(르노삼성) 옵티마(기아차) 매그너스(대우차) 등이 상반기에 형성한 "1강.2중.1약"의 중형차 시장 판세가 하반기에는 어떤 판도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최근 전국 지점장 및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1 하반기 판매촉진대회"에서 뉴EF쏘나타를 전략차종으로 지정하고 시장점유율 50% 탈환을 위한 판촉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쏘나타 보유 고객의 특별관리에 나서는 한편 광고확대 및 월트컵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SM5가 강세를 보이는 일부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 판촉지원을 확대하는 등 시장잠식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현대차는 이같은 마케팅 강화를 통해 하반기에 뉴EF쏘나타를 월평균 1만1천대씩 판매, 시장점유율 50%를 반드실 달성한다는 각오다. 기아자동차 =옵티마 출시 1주년을 맞아 7월 한달간 "고객 감사 캠페인" "판매점 내방고객 사은행사" "구입고객 사은품 증정" 등의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실시중이다. 옵티마 마케팅은 "중형 최고의 안정성을 지닌 고급차"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각 지역본부별로 1개 지점씩 "옵티마 전문 판매점"을 가동, 옵티마 바람을 일으킬 계획이다. 이와함께 르노삼성의 SM5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부산 인천 영남 제주 등을 집중 공략키로 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역본부 자체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로드쇼 실시, 판촉전단 살포 등을 통해 브랜드 파워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교체 예상 개인택시를 지점별로 밀착 전담관리하는 한편 영업사원 1인당 옵티마 가망고객을 10명씩 발굴하는 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소비자 선호사양을 집중 보강, 상품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르노삼성 =지난 5월이후 두드러진 SM5의 선전에 고무돼 하반기에는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무상 품질보증 기간(일반부품 3년.6만km, 주요부품 5년.10만km)을 확대운영하고 르노삼성자동차카드와 같은 공동마케팅의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또 부품 대리점과 A/S(애프터서비스) 정비협력업체 수를 늘려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함께 지역사회 기여 및 이익의 사회환원을 통해 "소비자에 친밀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토요문화 광장, 유럽 추상미술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를 직접 개최하는 한편 후원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르노삼성은 이같은 판촉활동 및 기업이미지 제고 노력을 통해 올 한해 모두 6만8천대의 SM5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대우자동차 =부도여파에 시달리던 지난 1월 1천여대에 불과하던 매그너스의 판매량이 5월에는 2천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차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우차는 매그너스를 하반기 전략차종으로 지정, 품질로 승부할 방침이다. 핸즈프리를 무상장착한 2002년형 매그너스를 선보여 짭짤한 재미를 본데 이어 대우차의 품질을 신뢰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포터 회원"을 모집, 무상보증수리기간(3년.6만km) 확대 등을 통해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또 신용카드 하나로 연대보증인 없이 최장 48개월까지 할부가 가능한 "세이프 할부제도"를 매그너스에만 적용하고 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