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텍(대표 유경남.41) 직원들은 지난 97년 크리스마스를 잊지 못한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이날 회사가 1백% 상여금을 줬기 때문. 건설 및 산업용 리프트(승강기)를 만드는 이 회사는 건설사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부도맞은 어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간부들은 비록 회사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상여금지급은 곤란하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유대표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위기였지만 이를 극복할 주체는 직원들 아닙니까" 유 대표는 직원을 "동지"로 본다. 사장실은 손님을 만날 때만 쓴다. 직원들과 함께 일한다. 자재 구매선 선정 등의 권한도 이양했다. 사후결재를 할 뿐이다. 그의 "동지 경영"은 회사의 렌탈 전략과 맞물려 이 회사를 국내 리프트 시장의 선두업체로 키워냈다. 92년 창업할 때만해도 리프트 업체는 40여개사에 달했다. 후발주자인 리프텍은 판매보다 렌탈에 주력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이 전략이 빛을 발했다. 대부분의 리프트 업체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액의 10%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쌓은 기술력도 원동력이 됐다. 지난 5월엔 3t의 화물과 사람을 분당 1백m의 속도로 옮길 수 있는 초고속리프트를 개발,현대건설의 서초슈퍼빌현장에 설치했다. 이런 성능의 리프트는 스웨덴 독일 미국 등에 이어 세계 네번째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하공사용 리프트도 국산화,인천LNG(액화천연가스)인수기지 건설현장에 공급했다. 유 대표는 중국공략에 온힘을 쏟고 있다. 내년에 중국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 이어 카자흐스탄에 수출하는 등 다른 해외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031)322-3000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