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 막판 혼조세를 보인 끝에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주말을 앞두고 한산한 거래를 이은 가운데 달러/엔 환율 움직임에 동행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환율하락 요인이 우세했음에도 쉽사리 매도에 나서지 못했으며 박스권내 장세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다음주 환율 방향은 시계제로의 상태에 직면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20원 내린 1,305.6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내내 내림세를 보이던 환율이 장 막판 엔화 약세 진전을 타고 오름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엎치락뒤치락 혼돈스러운 장세를 보였다. 전날과 같이 밤새 하락요인을 품고 큰 폭 내림세 출발한 뒤 장중 반등하는 양상을 되풀이했다. 시장 주변 여건은 하락을 이끌기엔 부족한 감이 있으며 달러되사기(숏커버)도 어김없이 이뤄졌다. 다음주 환율은 쉽사리 아래로 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1,300원에서 어느정도 저점이 다져지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지만 박스권내를 벗어나기에도 힘겨워 보인다. 어느 하나 뚜렷하게 방향을 제시해 줄 만한 요인이 없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장중 1,300원이 깨질 수 있는 환경이 됐음에도 팔자(숏)는 움직임이 별로 없어 하락은 제한되고 오히려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는 달러/엔의 급락 가능성이 변수이긴 하지만 저점이 어느 정도 다져진 것으로 보고 상승 추세는 유효한 것을 보인다"며 "국내 증시나 불안심리가 여전함을 보면 1,300∼1,317원이 다음주 거래범위"라고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의 방향성이 없으니까 국내 시장참가자들도 주춤하는 분위기"라며 "달러/엔이 123엔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고 안정적인 박스권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달러/엔 환율에 초점 = 시장에 두드러진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달러/엔 환율 동향을 유심히 지켜봤다. 달러/엔 환율은 완연한 내림세를 타며 한때 122엔대로 내려서기도 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장에서 하락세를 이으며 123.33엔에 마감했다. 그린스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미 경기둔화 지속 우려 발언이 전날에 이어 영향을 미치는 반면 부시 행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 고수 발언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도쿄 외환시장이 해양의 날을 맞아 휴장인 가운데 다른 아시아시장에서 유럽 딜러들의 달러매도가 이어지면서 달러/엔은 122엔 아래서 주로 움직여 달러/원의 하락세를 자극했다. 런던장에서 반등하기 시작한 달러/엔은 123.30엔대로 도달했으며 달러/원의 오름세 전환을 이끌었다. 업체는 1,300원 아래쪽에선 정유사를 중심으로 야금야금 결제수요에 나섰고 수출이 최근 부진함에 따라 네고물량은 그다지 많지 않은 양상이었다. 저가결제수요가 포진해 있었던데다 매도세력이 거의 없던 것이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역외세력은 관망세로 일관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19일 뉴욕장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304.50/1,306원에 마감된 것을 반영, 전날보다 3.30원 내린 1,302.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1,302∼1,303원선에서 거래됐으나 달러/엔이 122엔대로 진입하자 이날 저점인 1,301.8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매도세가 거의 없자 낙폭을 조금씩 줄이면서 1,303.7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303.3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동선이 거의 마비된 채 한동안 1,303.10∼1,303.50원에서만 거닐었다. 이후 달러/엔이 123엔대로 상승하면서 함께 움직임을 한 환율은 차츰 고점을 높여 3시 54분경 1,305.90원으로 오름세로 전환한 뒤 1,306.50원까지 고점을 키웠다. 사흘간의 주식순매도에 종지부를 찍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14억원의 매수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9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었다. 장중 고점은 1,306.50원, 저점은 1,301.8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7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1,5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5,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3,300만달러, 3억3,310만달러가 거래됐다. 21일 기준환율은 1,303.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