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인간배아 줄기세포(stem cell)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여부를 앞으로 며칠안에 발표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줄기세포는 신체의 어떤 조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전능성 세포로, 이를 얻으려면 배아를 파괴해야되기 때문에 낙태 반대론자들과 가톨릭 교회에서는 줄기세포연구가 결국 생명체인 배아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해 왔다. 반면 의학계는 이 연구가 수많은 불치병 환자들에게 병든 세포를 치료하거나 대체하는 방법을 찾아낼 기회를 가져다 준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따라서 공화당 출신으로 낙태 반대론자이자 종교적 신념이 강한 편인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취임이후 가장 곤혹스런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그가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낙태반대단체인 생명문화재단(CLF)에 보낸 편지에서 줄기세포 연구 지원에 반대한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일단은 공화당의 기본 노선을 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의 압박이 강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지원결정 찬성 쪽으로 돌아서 결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노벨의학상 수상자 8명은 줄기세포 연구용으로 선택되는 배아는 이미 버려질 운명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 자체가 생명파괴라는 주장은 모순이라는 내용의 연대서명 편지를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낙태 반대론자였던 공화당의 오린 해치 상원의원(유타)과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사우스캘리포니아)은 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한 뒤 연방지원 로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가 개인적으로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지원찬성 그룹에 가세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줄기세포 연구계획은 논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버지니아주 존스 생식의학연구소는 줄기세포를 얻어내기 위해 기증받은 난자와 정자을 통해 인공배아 수십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소재 생명공학 회사인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는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인간배아 자체를 복제하겠다고 선언, 충격을 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은 이번 논쟁에 대해 "며칠안된 배아의 생명이 갖는 절대성과 그보다는 이미 살아있는 생명체의 치료요구가 우선이라는 의학계의 요구가 정면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