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단연 선두,미국은 빠르게 확산중,일본은 상대적 부진" 해외 금융업계의 e금융 현황이다. 유럽은 세계적인 e금융 바람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각국 은행업의 디지털화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은행거래의 약 4%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3%보다 높은 수준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은행거래는 미국의 9배,순수 온라인은행만 5백여개로 미국의 2배에 이른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유럽지역 은행들은 앞서간다. 고객과의 쌍방 교류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유럽은 전체의 55%나 되지만 미국은 15%에 불과하다. 무선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비중도 유럽은 50%인 반면 미국은 10%내외다. 유럽이 e금융에 앞선 것은 정보통신 인프라가 세계 어느지역보다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인 60%에 이른다. 스웨덴은 50%에 육박한다. 유럽은 미국보다 무선통신표준도 먼저 확립했다. 모바일통신이나 무선장치를 위한 프로토콜을 일찍 제정해 응용제품 개발을 도왔다. 여러 표준을 병행하고 있는 미국과는 다른 점이다. 인터넷뱅킹에 적극 투자한 유럽은행들의 노력도 한 몫했다. 스웨덴의 경우 인터넷포탈 업체들보다 은행이 먼저 인터넷서비스를 시장화했을 정도다. 도이체방크는 앞으로 2~3년동안 인터넷뱅킹과 전자상거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약 18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드레스드너방크는 연간 5억달러,ING그룹은 앞으로 3년동안 19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유럽지역 은행들은 IT(정보기술)업체와 제휴를 맺고 종합적인 인터넷뱅킹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인터넷포털업체와 손잡고 전자금융서비스를 전담하는 벤처업체를 세우거나 새로운 서비스 개발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대형은행 위주로 e금융이 활기를 띠고 있다. 웰스파고 씨티뱅크 등 5개 대형은행이 전체 인터넷뱅킹 고객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5년 인터넷뱅킹을 시작한 웰스파고은행는 당좌거래 고객의 23%가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반면 30여개에 이르는 순수 온라인은행은 보안문제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3% 내외에 머물러 부진하다. 전체적으로는 인터넷뱅킹을 제공하는 금융사가 97년말 1백3개에서 99년말 1천1백여개로 10배이상 늘어났다. 미국 통화감독청의 추산에 따르면 올 연말이면 미국 국법은행의 45%가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경우 인터넷뱅킹 고객들은 교육 및 소득수준이 높고 계좌당 잔액도 평균보다 높고 장기간 유지해 은행 수익성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자산규모 10억달러 이상의 거대은행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실시하고 있는 은행들은 신용카드 및 대출실적이 상대적으로 높아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은행에 비해 건전성 측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유럽과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e금융 발달이 더딘 편이다. 현금을 선호하는 습관 탓에 ATM 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전반적인 e금융시스템은 뒤처져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유럽과 미국 은행들이 IT분야에 거액을 투자한 반면 일본은 투자에 소홀했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최근 대기업이나 유통업체 등이 은행업에 진입하면서 인터넷뱅킹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소니그룹은 최근 사쿠라은행 JP모건 등과 손잡고 전자금융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 최대의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이토요카도그룹도 지난 5월부터 결제전문은행을 세우고 영업을 시작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