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 급락한 수준을 회복하면서 강하게 튀어올랐다. 장중 강한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은 개장초 하락과 상승을 오갔으며 참가자들은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하고 혼란스런 하루를 보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30원 오른 1,308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시장에 물량이 부족한 것이 여실하자 막판까지 급등을 거듭했다. 전날의 상승과 급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날에도 재현됐으나 방향은 반대쪽으로 향했다. 환율은 개장초 1,200원대로 진입하는 듯한 내림세를 보였으나 추가 하락이 막히자 반등하면서 급등세를 연출했다. 국내 대기업의 1억7,000만∼3억달러 사이 규모의 매수세가 개장초부터 대기하고 있다는 루머가 시장을 짓눌렀다. 어느 정도 규모의 매수세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역외매수와 아르헨티나의 위기설도 이에 가담했다. 개장초의 환율 하락요인은 이내 잠복했으며 사흘째 좀처럼 방향을 잡기 힘든 혼조장세가 이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엉킨 가운데 다음주 환율 전망도 쉽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 주변여건과 상황을 고려할 때 위쪽으로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할 만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부터 시장의 달러수요에 대한 워낙 얘기가 많아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반반이다"며 "수요요인으로 채권발행에 대한 시스템이 복잡해 뚜렷한 요인을 붙잡기는 어려우나 시장을 상승쪽으로 몰고 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사흘새 장중 1,293원에서 1,312원까지 오가는 장세가 어제 중간지점인 1,300원대에서 조정을 받았다"며 "다음주는 전 고점인 1,312.50원을 넘는 고점 찾기 장세가 예상되며 거래 범위는 1,300∼1,317원으로 잡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채권발행에 따른 달러 수요가 3억달러는 되지 않고 1억7,000만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외매수, 대만달러 약세, 신흥시장 위기감 등 다양한 요인들이 환율을 상승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는 달러/엔 변수가 약해진 반면 아르헨티나와 동남아 통화 등이 주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주중까지는 오름세로 주말경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뜻밖의 복병 출현 = 개장초부터 L그룹의 계열사가 채권발행에 따른 달러 수요가 3억달러 가량 있다는 루머가 시장에 돌았다. 개장초 엔 안정, 국내외 증시 상승세 등으로 달러매도초과(숏) 상태로 갔던 거래자들은 달러매수세가 강해지면서 환율이 오르자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 환율 급등을 도왔다. 참가자들은 최근 갇힌 레인지 장세에 익숙하다가 최근 흐름으로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규모와 시장 영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실질적으로 채권 발행에 따른 투자자 납입대금 마련을 위한 달러수요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고 있다. 달러/엔은 대체로 124엔을 지지하면서 평온한 흐름을 이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123.77엔에 마감된 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소폭 오름세를 탔으나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는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했다. 달러/원의 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위기감이 고조된 것도 시장 주변여건을 악화시켜 충분한 달러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 역외매수세도 가담해 시장을 물량을 흡수했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높은 1,301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다음 거래가 1,300원에 이뤄지며 내림세로 바로 전환해 1,299.40원까지 가라앉았다. 12일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의 보합권 흐름과 달러/엔 환율 하락, 국내외 증시 상승 등이 하락을 도와 하락세를 한동안 유지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오름세를 보이고 증시 오름폭이 크게 줄면서 매수세가 강화되며 9시52분 전날 대비 오름세로 돌아서 1,305.7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추격 매수세가 따르지 않고 물량이 공급되면서 1,302∼1,303원선을 배회하면서 1,302.3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내린 1,302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01.70원까지 내렸다가 조금씩 반등, 1,303.40원까지 오른 뒤 한동안 1,303원선 초반에서 흘렀다. 이후 환율은 오전중 달러 수요에 대한 소문이 강화되며 레벨을 높여 1,306∼1,308원 사이에서 한동안 흘렀다. 장 막판 오름세를 다시 강화, 1,308.50원을 고점으로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308.50원, 저점은 1,299.4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9.10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42억원, 219억원의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다. 엿새만에 순매수기조로 돌아섰으나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었다. 장중 고점은 1,308.50원, 저점은 1,299.4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9.10원에 달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30억1,850만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7,4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7,610만달러, 2억1,800만달러가 거래됐다. 14일 기준환율은 1,304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