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 중반의 강한 달러매수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전날의 급락 분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하락 요인이 우세해진 찰나, 시장 주변 여건과 달러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장 심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60원 오른 1,302.3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 후반 들어 추가 상승이 막히면서 업체 공급물량이 오름폭을 줄였다. 개장초 약보합권 예상과는 달리 달러/엔이 오름세를 보이며 124엔을 지지한데다 국내 증시도 초반 강세에서 뒷걸음질 치면서 분위기는 일시에 반전됐다. 모 업체의 대규모 달러매수 대기설 등이 사자 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달러매도초과(숏) 상태를 가져갔던 일부 은행권에서 서둘러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 환율은 1,305.7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물량 공급이 여전히 우세한 가운데 시장은 아래쪽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추가 상승이 막히면서 전날과 같이 달러되팔기(롱처분) 물량이 나오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이 재반등하지 못하고 추가 물량 공급이 되면 1,300원 아래로 내려설 것으로 보인다. 상승보다는 하락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추가 상승이 막혀 내려와 아래쪽에 무게가 더 실릴 것"이라며 "달러/엔이 재상승하면 밀어내기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00원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지지선이 아니며 오후 거래는 1,298∼1,30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개장초 1,299원선에서 1,300원대 환율에 대한 미련을 가진 일부 세력에 의해 매수세가 촉발됐다"며 "거래자들은 대체로 이날 흐름을 아래쪽으로 보고 고점을 1,305원 정도로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300원 지지여부는 달러/엔에 달렸다"며 "아래로 1,297∼1,298원까지 내려설 것으로 보이며 위쪽으로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달러/엔은 대체로 124.20엔대에서 움직였다. 1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23.77엔으로 내림세를 이었던 달러/엔은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불안감과는 무관하게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가 폭등한 것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전날부터 열리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의 결과 발표에 달러/엔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추가 금융완화 정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1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76억원, 124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엿새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나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었다.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높은 1,301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다음 거래가 1,300원에 이뤄지며 내림세로 바로 전환해 1,299.40원까지 가라앉았다. 12일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의 보합권 흐름과 달러/엔 환율 하락, 국내외 증시 상승 등이 하락을 도와 하락세를 한동안 유지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조금씩 오름세를 강화하고 증시 오름폭이 크게 줄면서 매수세가 강화되며 9시52분 전날 대비 오름세로 돌아서 10시 52분 1,305.7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추격 매수세가 따르지 않아 되밀리면서 1,302∼1,303원선으로 내려섰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