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장래 < 민화協 상임의장 / 前 말레이시아 대사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이 멀지않아 이루어질 것이다. 북의 자체사정,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 여러 정황을 볼때 늦어도 올 11월 이전일 수 있다. 그의 답방은 바람직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우리 남북 민족의 올바른 생존과 발전 번영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남북한 간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 이것들은 늦으면 늦을수록 우리 민족 전체에 엄청난 손실과 위협을 가져온다. 웬디 셔먼 전 미대북정책조정관은 최근 시의적절하고 우정어린 충고를 했다. 북한은 미국이 1999년 5월 대통령 특사인 윌리엄 페리 조정관을 평양에 보낸지 1년 이상 지난 늦은 시기에 조명록 차수를 워싱턴에 보냄으로써 클린턴 대통령이 북.미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절차를 밟는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박탈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한국 현 정권의 임기가 1년반 밖에 남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김 위원장의 한국 방문이 북.미관계 발전에도 긴요하다고 했다. 6.15선언의 본질은 분단된 남북국가의 평화통일을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실현하자는데 있다. 통일의 단계와 형태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즉 남측의 역대정부가 일관되게 제안한 1민족 1연합 2국가 2체제, 군사 외고 정치의 권한을 현재대로 유지 존속시키는 2개국 독립정부형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즉 1민족1국가 2체제, 외교.군사.내치권을 갖는 2개 지역자치 정부안이 갖는 공통성을 토대로 통일을 지향해 나가기로 한것이다. 이는 남북 전 민족에 대한 엄숙한 약속이며 남측 국민의 95.7%가 지지했다. 한반도에 지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중.러.일 등 4강은 물론 세계 대다수 국가로부터 찬동과 협력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 그런데 이 엄숙한 민족적 세계적 약속에 대한 이행상태는 과연 어떠한가. 진정 통일을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걱정시키고 있지는 않을까. 북측은 지난 60년 8월14일과 80년10월10일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주창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이를 크게 양보해 남측의 통일 제1단계인 남북국가의 연합을 큰 줄기로 수용, 동의했다. 그 표현이 '낮은 단계 연방제'라고 알고 있다. 이는 또한 최근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안경호(일명 안병수)부위원장의 6월17일 발언에서 다시 확인됐다. 안 부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통일은 남측의 국가연합제와 북측의 연방제의 공통점에 바탕을 둔다.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에 기초를 둔 연합.연방제다. 남북의 정부위에 국가기구로 민족통일기구를 둔다. 남과 북 정부는 현존의 정치.군사.외교권 등 그 기능과 권한을 그대로 둔다. 민족통일기구는 국가기구다. 이 민족통일 기구는 대외적으로 하나의 국가 기능을 수행한다. 국회와 행정기구 구성은 남북 쌍방이 우리 실정에 맞게 창발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지난 6월15일 필자도 금강산 민족통일 대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주제를 발표하고 안 부위원장(범민련 의장겸임)과 3일간 대화를 나눈 바 있다. 85년 9월 함께 통일문제를 논한 지 16년만의 재회다. 그때 같이 만났던 조평통 허담 위원장(작고)도 필자에게 말했다. "남측의 통일방안이나 북측의 통일방안이나 현 체제.제도.정부를 당분간 그대로 두고 그 바탕위에 통일국가를 만들자는 면에서 기본적으로 공통점이 있다" 일부에서 통일을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우려한다. 6.15선언은 지금 바로 서둘러 완전 통일하자는 게 아니다. 국가연합의 제1단계, 연방의 2단계, 그리고 완전통일의 3단계로 천천히 착실하게 나가자는 것이다. 홍콩은 중국에 반환됐지만 향후 50년간 그 체제를 유지하게 돼 있고 출입과 왕래는 사증발급에 의해 철저히 통제돼 있다. 오는 제2차 정상회담에선 6.15선언에서 합의 선언한 통일방안에 대한 구체안과 통일실현 시간계획이 내외에 천명돼야 한다. 앞으로 3,4개월동안 이에 대한 남북간 및 국내외에서 활발한 교섭, 의견 제시, 학술회, 공청회가 필요할 것이다. 역사는 통일을 달성한 우리 세대를 1천년전 왕건의 3국 통일에 버금가는 위업으로 기록할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