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저점 경신에 나서 한때 1,301.10원까지 내렸다. 엔화 움직임에 지엽적으로 반응하는 가운데 물량 공급에 떠밀리고 있다. 시장 심리는 사자(롱)보다는 팔자(숏)에 치우쳐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23분 현재 전날보다 6.10원 오른 1,302.70원을 나타내고 있다. 오후 들어 꾸준히 내림세를 추진하고 있는 환율은 물량 부담을 이유로 아래쪽으로 밀어내면서 이날 고점에서 무려 11.4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 포지션은 부족하지 않으며 물량 공급이 가세하자 저점을 적극적으로 내리고 있다.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였던 은행권에서 달러되팔기(롱처분)이 나오면서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업체는 오전중 활발하게 물량을 내놓았으나 오후에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며 결제수요는 1,303∼1,304원에서 소규모로 등장했으나 환율을 지지하지 못했다. 역외세력은 추가 매수 여력은 떨어지고 차익실현 매물을 거의 처분하고 소강상태다. 그러나 역외세력이 개장초부터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바람에 역내 거래자들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뒷북치는 양상이다. 달러/엔 환율은 124엔 하향 돌파에는 거듭 실패하고 124.13/124.17엔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에 있어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으나 지엽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화와의 동조화현상은 전날에 이어 크게 약화됐다.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은 "일본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됐으며 증시 부양을 위한 세제 개편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닛케이지수 상승세를 부추기고 "일본은행(BOJ)의 추가적인 금융완화책과 시중은행에 대한 추가 자금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해 엔화를 지지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9억원, 2억원의 주식 순매도를 기록했다. 닷새 내리 주식 팔자에 무게를 둔 셈. 은행의 한 딜러는 "1,305∼1,306원대에서 달러되팔기(롱스탑)물량이 가세하면서 하락폭이 컸다"며 "급하게 떨어진 만큼 포지션 정리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감 때까지 1,302∼1,303원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으며 1,303원선이면 선방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오전 마감가보다 0.90원 낮은 1,306.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306∼1,306.90원 범위에서 갇혀있다가 2시19분 1,305.90원으로 내려선 뒤 1,305원선에서 거닐었다. 이후 환율은 급락하는 분위기 속에 3시12분경 1,301.10원까지 저점 경신에 나선 뒤 1,301∼1,303원 범위에서 추가 하락의 여운을 남기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