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는 지구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다. 대기의 21%를 차지할 만큼 흔하지만 조금만 부족해도 생명에 영향을 미친다. 실내의 산소가 16% 미만이면 불이 꺼지고, 4% 밑으로 떨어지면 4분 안에 사망한다. 체내의 산소 수급에 가장 민감한 부분은 뇌세포다. 이때문에 태아가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저능아나 기형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보통사람들은 산소가 희박한 곳에 있으면 대부분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양이 적어져 두통 식욕부진 호흡곤란 구토 등의 증세를 일으킨다. 에어컨이 켜진 사무실이나 차 속에 오래 머물렀을 때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도 산소 부족 탓이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을 때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은 숨을 빨리 몰아쉬면 혈중 산소 농도가 급상승,중성이어야 할 혈액이 알칼리 상태가 되는데 기인한다. 중국에선 올여름 대입 수험생을 위한 '산소자루'가 인기라는 소식이다. 입시전쟁이 우리나라 못지 않게 치열해지면서 수험생들의 머리를 맑게 해준다는 양치다이, 이른바 산소자루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이다. 지난해엔 수험생들에게 맑은 공기를 제공하는 산소방이 일대 선풍을 일으켰는데 올해엔 아예 산소자루가 나왔다는 보도다. 산소 비즈니스가 선보인 것은 우리나라가 먼저다. 국내에선 90년대 후반부터 흡연자 운동선수 수험생 임산부 호흡기환자를 겨냥한 휴대용 산소발생기,설악산이나 칠갑산의 청정공기를 담았다는 산소캔이 시판되고,산소방(옥시겐바) 체인점도 생겼다. 최근엔 대기중에서 산소만 추출하는 가정용 산소발생기가 개발돼 보급되는 가운데 생수냉각기에 산소발생기 기능을 덧붙여 물속 산소농도를 높여준다는 산소수(水) 제조기까지 만들어졌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아예 산소 공급시스템을 설치해주는 곳도 늘고 있다. 노약자의 심폐기능및 수험생의 집중력 강화, 피로회복 등에 좋다는 이유에서다. 먹는 물에 이어 산소까지 사 써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가뜩이나 답답한 세상에서 숨이라도 제대로 쉬려면 산소자루를 갖고 다녀야 할 판이다.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