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현대 두 대형백화점의 힘겨루기에 의류업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하반기 매장개편을 앞두고 패션업체에 '경쟁점 입점 불가' 압력을 넣고 있다. 또 패션업체가 입점을 강행했을 경우 마진을 올리거나 일부 점포에서 퇴점시키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대기업의 B브랜드,C대기업의 D브랜드 등 기존 롯데에서 영업하다가 이달부터 현대에 매장을 내기로 한 브랜드 대부분이 두 백화점의 '기싸움'에 곤란을 겪고 있다. A사의 B브랜드는 이달 중 현대 본점과 부산점에 매장을 낼 계획이었으나 롯데의 반발로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C사의 D브랜드 역시 경쟁점 입점을 둘러싸고 압력을 받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우리같은 대기업도 이런데 중소기업은 어떻겠느냐"고 덧붙였다. 실제 한 여성복 전문업체 E사는 이달 초 현대백화점 본점에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아직도 개점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 영업담당자는 "롯데로부터 절대 현대백화점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통보를 받고 망설이고 있다"며 "롯데에서 여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처지라 롯데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없지만 압구정동 상권을 놓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백화점들의 힘겨루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백화점 의류매출이 부진해서인지 최근들어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또 "예전에는 롯데백화점이 현대신촌점 등 강북상권의 점포만 의식했으나 강남점 오픈 이후 현대 본점과 신세계 강남점 등도 경쟁점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이래저래 의류업체들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