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김치시장을 놓고 식품 메이저인 두산과 제일제당간의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과 제일제당은 지난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 24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한국의 김치가 국제규격식품으로 최종 승인된 것을 계기로 김치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큰미국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종가집김치'의 생산업체인 두산의 경우 마늘, 생강, 파, 고춧가루 등 주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김치의 역한 냄새를 없앤 수출용 '냄새없는김치'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워 김치의 잠재소비층인 중남미계 이주민(히스패닉)들이 많은 미국 서부지역에 대한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산은 이를 위해 최근 로스앤젤레스 등 서부지역의 '코스트코홀세일'(옛 프라이스클럽) 매장 20여곳에 제품을 입점시킨데 이어 '월마트', '샘즈클럽' 등 대형할인점 80여곳에도 납품을 추진중이다. 두산은 또 뉴욕, 시카고, 워싱턴 D.C. 등 중서부지역의 한인슈퍼마켓이나 대형할인점 등과도 판매대행계약 등을 체결해 내년까지 미국 전역에 판매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제일제당은 김치 고유의 매운 맛 등을 없앤 글로벌 김치브랜드 '크런치 오리엔탈'(Crunch Oriental)을 최근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업체 '알버슨'과 캘리포니아주의 대형할인매장 '랄프' 등 300여곳에 입점, 이 지역 유통망수를 350개로 확대했다. 제일제당은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도 히스패닉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김치살사'와 '스낵김치' 등 퓨전김치를 선보이는 등 유통망 확충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전통김치를 주무기로 한인교포들과 입맛이 비슷한 히스패닉 소비자들을 주공략대상으로 하는 반면 제일제당은 '크런치 오리엔탈'로 백인중산층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김치수출액은 모두 7천884만달러로, 이 가운데 미국에 대한 수출은 60만달러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올해 수출예상액은 1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