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장중인 삼성 이건희회장이 어떤 구상을 하고 돌아올지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출국한 이회장은 오는 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IOC(국제올림픽위위원회) 총회 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주로 머물면서 휴식과 함께 사람들을 만나 사업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크푸르트는 이회장이 지난 93년 7월 삼성 전계열사의 사장단과 본부장급 임원을 총집합시켜 "양(量) 중심 경영에서 질(質) 중심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킬것"을 내용으로 하는 신경영을 선언한 의미있는 장소다. 이회장은 신경영 발표 4년뒤인 97년 9월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관을 위해 이곳을 다시 찾았으며 이번 방문은 97년 이후 4년만, 신경영 발표후 정확히 8년만이다. 삼성측은 이회장의 이번 유럽 방문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IOC 총회 참석 전에 모처럼 유럽을 방문한 것일뿐 특별한 일정이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이회장이 최근 "삼성의 진정한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시작", "10년뒤 세계시장에서 1,2등에 들지 못하는 회사나 사업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질적인 구조조정을 강조해온 점으로 볼 때 중요한 구상을 정리하고 돌아오는게아닌가 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제품 육성'을 강조했던 93년 신경영 선언이 현재 `잘나가는' 삼성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됐듯이 5-10년후의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현시점에서 이회장이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이회장은 IOC 총회 이후 오는 20일을 전후해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