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세계 도자기 엑스포 2001'(8월10∼10월28일,경기도 이천 광주 여주)의 친선 홍보대사로 위촉됐다는 소식이다. 그는 행사기간인 10월중 한국을 방문해 6일간 활동한다고 한다.왜 그런 인물을 우리 세금으로 초청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해할 수 없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그는 지난 1월17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나는 혼외정사로 얻은 딸이 있습니다….나는 책임을 통감하고 내 행동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아내 재키와 5명의 자식들이 이 아이에 대해 알고 있으며,고통스런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랬을 터이다. 잭슨의 성명서는 계속된다. "나는 하나님에게,그리고 가족들에게 나를 용서해 주기를 청했고,그들의 은총과 이해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함께 기도했고,신의 은총 가운데 화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나의 친구 및 지지자들은 나에게 실망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용서와 이해와 기도를 당부합니다" 그리고 그는 얼마 동안 정신의 재충전과 가족과의 연대를 회복하기 위해 목사로서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 일은 나와 가족사이의 사건이며, 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지키기 위해 이 성명서 이후 일절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끝말을 덧붙였다. 이토록 부도덕한 사람을 초청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혹시 그런 사건의 주인공인 줄 모르고 도자기박람회 주최측이 잭슨을 초청하기로 했다면,이는 한심스러운 일이다. 알고도 그랬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의 도덕 불감증을 반영하는 것이니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잭슨 목사는 지난 84년과 88년 두차례에 걸쳐 미국 대통령에 도전했다. 그는 흑인 인권운동가로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계승자를 자처한 인물이다. 클린턴 재임시에는 아프리카와 중동에 나가 특사로 활동한 일도 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존경받는 미국인 10명'(갤럽 조사)에 꼽혔다. 하버드 예일 등 명문대에서 초청해 강연도 했다. 그가 받은 명예박사학위는 40개가 넘는다. 그런 그는 클린턴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곤경에 처했을 때 "우리 중에 고난과 유혹을 겪어본 자가 없다면 먼저 돌을 들라"며 클린턴에 대한 용서와 지지를 호소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바로 98년 그 때,그의 정부 카린 스탠포드는 임신 4개월이었다. 당시 36세로 조지아 대학의 정치학 교수였던 스탠포드는 56세의 잭슨 목사가 운영하는 흑인인권단체 '레인보 푸시'에서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일했다. 59년 전 여고생을 어머니로 태어난 잭슨은 6살 때 자신의 진짜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20살 많은 이웃집 아저씨임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다시 20살 아래 스탠포드를 임신시켜 딸을 얻은 것이다. 게다가 스탠포드에게 지급한 퇴직금 3만5천달러는 그가 이끄는 단체의 기금이었음도 밝혀졌다. 이런 사태를 놓고 미국의 어느 개그맨은 이렇게 잭슨을 비꼬았다. "부인과 별거중인 샌프란시스코 시장 윌리 브라운은 자신의 선거자금 모금 담당자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습니다. 그는 여자에게 38만달러를 주었답니다. 잭슨 목사는 그의 정부에게 45만달러를 주었습니다. 아마 이게 클린턴 시절 여성을 위해 새로 만든 고임금 일자리인가 봅니다" 다른 조크는 아카데미상을 받은 여배우 조디 포스터로 이어진다. 인공수정을 통해 두번째로 임신한 그녀가 아이 아버지를 밝히기를 거부하자,개그맨 가라사대 "잭슨 목사는 오늘 '나는 왜 그런 여자를 만나지 못하는 거지?'라고 한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냥 넘어 갈 듯하던 이 사건은 4월말 스탠포드가 아이 양육비와 방문권 문제를 두고 잭슨을 고소함으로써 다시 화제가 됐다. 그는 얼마전 중국에 불시착한 미국 정찰기 사태를 중재하겠다고 나섰다가 미국정부로부터 정중하게 거절당한 일도 있다. 우리나라는 왜 그런 인물을 도자기 홍보대사로 초청하는가. 밝혀진 혼외정사에도 끄떡하지 않고,성서의 10계명을 어기고도 깨지지 않는 목사처럼,우리 도자기가 온갖 풍상에도 결코 깨지지 않는다는 뜻을 홍보하자는 것인가? parkstar@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