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반기 국내 증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간접투자상품,특히 주식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펀드가 증시 호황으로 발생하는 펀드투자에 대한 열기에 편승하기보다 간접투자상품으로서의 전문성 건전성, 그리고 다양성을 갖춰야 간접투자자들로부터 믿을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뮤추얼펀드의 원조인 미국시장에서도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킨 간접투자상품의 우월성이 인정받으면서 일반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이고 신뢰성있는 투자처로 자리잡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개방형 뮤추얼펀드 판매가 시작됐는데 1999년 회사형 펀드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외국 유명 뮤추얼펀드운용사들도 한국에 본격 진출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펀드사의 상품이 국내 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이들이 해외시장, 특히 일본같이 폐쇄적이고 수동적인 시장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고 이들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들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보는 것은 위험한 시각이다. 그렇다면 선진국의 간접투자시장이 우리나라 시장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펀드 운용에 대한 신뢰성과 상품의 다양성이다. 해외 뮤추얼펀드의 운용시스템,제도,그리고 해당 감독기관의 확고하고 공정한 검사기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인시켜 주는 요인이 되어 있다. 또 투자자들의 요구와 기호에 맞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한 운용사 및 판매사의 영업마인드와 경쟁력이 우리의 현실과 다른 점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미국 뮤추얼펀드의 경우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의 외부감독 및 감시기능은 차치 하더라도 투신운용사 내부통제 및 투명운용 제도는 이미 정례화돼 있다. 예를 들면 뮤추얼펀드의 주주이사회에서 운용사의 운용실태를 정기적으로 면밀히 감리할 수 있는 15(C)리포트 제도 등이 정착되어 있다. 또 투자자의 기호와 필요에 맞는 다양한 펀드상품의 개발과 고객서비스는 선진국 시장에선 필수 사항으로 인식되어 있다.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섹터펀드는 이미 30년 전부터 미국시장에서 시작된 상품이었고,내년부터 실행 예정인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해외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의 요구에 부응해 지난 90년부터 시장에서 유통됐다. 우리의 펀드시장은 무엇보다도 운용의 투명성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 대외적으로는 투명운용을 강조하면서도 운용사들은 투자자보호와 운용상의 보안유지 명목으로 펀드운용에 대한 자료 공개를 꺼린다. 게다가 운용사들의 외형부풀리기 등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오히려 단기적 투기성향을 부추긴다. 이같은 현상은 다시 투신운용사들을 단기운용추세로 내모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 결국 투신운용업계,투자자들, 그리고 근본적으로 국가산업 및 경제 모두 패자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운용의 투명성과 고객의 알권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펀드운용정보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제도를 시작하고,운용내용을 정기적으로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평가받을 수 있는 제도 역시 고려할 만하다. 또 간접투자의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투신상품에는 투자자와 투신운용사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외국의 우수 운용사들이 국내에서 본격 영업을 한다면 선진시장 형태의 고객관리,투명성 유지,다양한 상품개발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과시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따라서 이들의 한국 진출은 국내 투신운용사들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으며,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펀드상품의 개발 및 투자자들로부터 신뢰성을 끌어낼 수 있는 운용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필자 약력=△성균관대 금속공학 △미 휴스턴대 경영학박사 △미 델라웨어대 부교수 △서울투자신탁운용 상무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