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가 전개되며 환율을 약보합권으로 되밀어올렸다. 달러팔자(숏) 마인드에 치우쳐 있던 시장심리는 엔화 움직임으로 인해 일순간에 흔들렸다. 수급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가운데 엔화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50원 낮은 1,294.80원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예기치 못하게 진행된 달러/엔 환율의 125엔 시도는 시장참가자들의 달러되사기(숏커버)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1,292∼1,293원선에서 주로 거래되던 환율은 1,295원까지 급하게 되올라 낙폭을 크게 축소했다. 개장초 달러매수초과(롱) 상태로 넘어온 일부 은행권에서 달러/엔이 런던장에서 125엔 돌파를 못한데 따라 보유물량을 적극 처분, 숏마인드가 강화됐으나 달러/엔의 방향 전환이 심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심리가 엔화 동향에 따라 혼란을 거듭하고 있으며 달러/엔의 125엔 안착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며 "거듭된 실패이후 125엔 돌파에 성공하면 분위기가 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달러/엔을 따라 유동적이긴 하나 1,293∼1,297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와 결제는 균형을 이루면서 뚜렷한 방향이 없었으나 엔화의 급격한 변동이 시장을 흔들었다"며 "오후에도 달러/엔이 125엔 돌파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전장 중반까지 124.50엔대에서 주로 머물던 달러/엔 환율은 차츰 오름세를 타면서 장 막판 125엔을 잠시 넘어섰다. 시오카와 재무상이 일본은행(BOJ)에 금융완화를 촉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 4일 뉴욕 외환시장이 독립기념일로 휴장한 가운데 앞선 런던 외환시장에서 전날 일본 재무성 구로다 재무관의 엔화 약세 용인 발언을 안고 달러/엔은 한때 125.03엔까지 올라선 뒤 차익실현에 이은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124.47엔에 마감했다. 시오카와 재무상도 "유로/엔 환율은 110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해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부양과 경기회복을 꾀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속내를 드러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12분 현재 거래소에서 304억원의 매수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1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전날의 순매도를 다시 끊고 하루 걸러 순매수로 돌아선 셈이나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날보다 2.40원 내린 1,292.9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미끄러지면서 1,291.70원까지 가라앉은 뒤 소폭 반등해 한동안 1,292원선에서 흐름을 이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을 따라 힘겹게 1,293원으로 진입한 뒤 125엔을 넘어서는 달러/엔의 뒤를 좇아 1,295원을 고점으로 찍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