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중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은 줄인 반면 가계대출은 16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4조2천5백40억원 증가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중 가계대출은 총 16조1천26억원 증가했다. 반면 기업 대출은 상반기중 7조2백3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업 대출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은 7조3천96억원 증가한데 비해 대기업 대출은 2천8백60억원 줄었다. 은행들이 대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개인과 우량 중소기업에 경쟁적으로 대출을 집중한 때문이다. 은행들로부터 외면 당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주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상반기중 회사채를 11조2천6백85억원 순발행했다. 차환발행으로 만기 회사채를 갚고도 그만큼 더 회사채를 신규 발행한 셈이다. 또 기업어음(CP)으로 7조1천3백92억원,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으로 1조2천9백41억원을 조달했다. 직접금융시장에서 총 19조7천18억원을 끌어 당긴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기 위한 자금을 기업들이 역시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금융기관들이 회사채 투자를 늘린 것도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지속됐다. 6월중 은행 수신은 단기예금을 중심으로 7조9천3백30억원 증가했다. 전월의 5조9천3백67억원보다 증가폭이 더 커진 것이다. 특히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 예금증가가 두드러졌다.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은 1천3백10억원 줄어든 반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5천3백12억원 늘었다.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수시입출식예금은 5조2천9백6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표지어음 등 단기시장성 수신은 1조6천5백13억원 늘어났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