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 이승한 사장은 4일 저녁 신라호텔에서 열린 4백여개 상품 공급업체와의 모임에서 토크쇼 사회자로 등장했다. 유통업체와 상품을 대는 제조업체가 격식을 벗어던지고 윈-윈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PB(자체상표)상품 공동개발 확대,테스코의 세계 점포망을 통한 협력업체 상품 수출,물류통합시스템 구축 등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유통업체들이 협력업체와의 윈-윈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제조업체간 힘겨루기를 탈피하고 공생을 해보자는 취지다.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이같은 움직임은 유통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데 원인이 있다. 비용절감과 상품차별화 등을 유통업체 혼자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탓이다. ◇PB상품 공동개발=홈플러스는 약 3백여개 품목 PB 브랜드의 BI(상표 이미지) 및 디자인 개편작업을 협력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원가분석과 판매가격 설정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 고객과 유통·제조업체 등 3자가 다같이 이익을 누리자는게 목표다. 홈플러스는 2005년까지 식품 생활잡화 가전 의류 등 모두 1만3천여가지 품목을 개발,2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가 전자업체인 현우맥플러스와 공동기획으로 만들어낸 '씨네마플러스 TV'는 가전부문 빅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현재 34개 이마트 전 점포 TV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용품 PB브랜드인 '자연주의'도 이마트와 도자기업체인 '필탑스'가 공동으로 기획,선보인 상품. 점포안에 별도 매장을 둘 정도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시스템 공유=이마트와 협력업체간에 구축된 웹 EDI(전자문서교환)시스템은 유통·제조업체에 공동의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상품의 재고 매출 매입 판매동향이 실시간으로 파악된다. 이에따라 과잉생산과 불필요한 비용지출이 억제되고 있다. 이마트는 또 'EAN-14' 바코드를 개발해 물류 표준화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협력업체의 80%가 이 바코드를 활용,연간 약 10억원의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롯데 마그넷도 연말까지 분석계시스템(DWH)을 갖출 예정이다. 고객·상품·영업정보 등을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유통업체는 매장구성때,제조업체는 새 상품 개발때 축적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협력업체 지원전략=삼성테스코는 영국 본사 테스코의 전세계 9백여개 점포망을 통해 협력업체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농산물과 생활용품 의류 등이 대상 품목이다. 그랜드마트는 각 점포별로 유통·협력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바이어제도를 최근 신설했다. 유통·협력업체가 한자리에 모여 매장에 새로 들어올 상품을 평가한뒤 최종 선정하는 제도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