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롤렉스 회장에게 친구가 물었다. "요즘 시계장사는 어떤가" 회장이 답했다. "글쎄,난 그 방면에 별 관심이 없어서.난 시계를 파는 게 아니라 보석을 팔고 있네" 롤렉스 회장의 대답에 우리는 두가지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두가지 측면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의 "정(情)"캠페인이 광고사에 기억될만한 훌륭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의미"라는 것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머시맬로우란 보드라운 속살을 초콜릿이 감싸고 있는 영양식 과자일 뿐이다. 제품의 속성상 고객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면 맛이 있다거나,배가 부르거나 하는 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좁은 차원을 뛰어넘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의미를 찾아내 메말라가는 인간사회의 커뮤니케이션 매개체로 승화시킨 것은 매우 통찰력 있었다고 할 만하다. 둘째로는 "하나"라는 것의 중요성이다. "소비자가 하나의 브랜드에 하나 이상의 의미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는 마케팅 격언이 있다. 발매된 지 28년. 정 캠페인이 시작된지 14년. 이제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장수 캠페인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을 정도로 외도없이 오직 하나의 의미를 일관되게 가져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마케팅에서 경계해야 할 일은 "자기만을 상징하는 단어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심어 놓은 단어를 찾아 나서는 일"이라고 했다. 선생님과 학생사이의 정으로부터 시작,건널목 아저씨,집배원 아저씨 등 개인에서 가족으로,또 이웃으로,사회로,나아가 세계로 나아가는 일관성은 이 광고의 또 다른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신강균 한세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