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화 강세를 업고 아래쪽으로 밀렸다. 월말 네고물량도 가세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70원 내린 1,300.50원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개장초 상승세를 보였던 환율은 달러/엔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를 동행했다. 이번주 들어 변동폭이 가장 큰 모습을 보이며 5.90원을 기록했다. 달러/엔을 따라 미끄러진 장세였으나 추가 하락여부에 따라 네고물량 출회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아래쪽을 바라볼 여지가 더 많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어제 1,304원대서 출회되던 물량이 계속 공급됐다"며 "LG전자의 필립스 외자유치분이 선물환 형태로 공급돼 이를 전액 회사채 상환에 쓴다고 발표해 한국은행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책은행을 통해 물량공급에 계속 나서는 등 반기말을 맞아 정부가 환율을 올릴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1,300원 아래로 뚫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구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내려섰지만 상승추세가 꺾이진 않았다"며 "손절매를 하는 조정장세로 보이며 달러/엔이 123.70엔을 테스트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23.70∼124.30엔 범위에 묶인다면 오후 거래 범위는 1,299∼1,302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124엔을 뚤고 내려섰다. 유로 약세, 외환당국자의 엔화 약세 우려발언, 닛케이지수 상승 등이 어우러져 엔화는 123.90엔대로 가라앉았다. 2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25엔 상향돌파에 실패한 여진이 방향을 틀게했다. 전날 일본에서 산업생산의 3개월 연속 하락과 닛케이지수 하락, 일본은행(BOJ)의 기존 통화정책 유지 등으로 뉴욕장에서 오름세를 유지하며 한때 124.97엔까지 도달한 끝에 124.78엔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도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유럽 경제의 장기 침체화 우려로 약세가 지속되면서 엔화가 반사이익을 얻고 닛케이지수 상승이 이를 거들었다. 시오카와 재무상이 "일본은행(BOJ)이 다음 정책회의에서 금융완화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엔화의 안정된 흐름을 바라고 있다"고 구두 개입을 통해 엔화를 지지했다. 외국인은 나흘째 주식 팔자에 무게를 두면서 낮 12시 23분 현재 거래소에서 154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1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1억달러 가량의 주식순매도분이 역송금수요로 환율 하락을 억제했으나 큰 위력을 발하진 못했다. 국책은행의 매도세가 환율하락을 거들어 외환당국의 환율 하향 안정의지를 대변시켰으며 업체 네고물량과 결제수요는 적절하게 어우려졌다. 시장은 약간 무거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은 매도쪽에 무게를 뒀으나 큰 물량을 없었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엔화 약세 지속의 영향으로 1,309원까지 상승한 것을 반영, 환율은 전날보다 2.80원 오른 1,306원에 출발했다. 다음 거래가 1,303.50원에 체결된 환율은 한동안 오름세가 유지하며 1,305∼1,304원에서 움직이다가 물량에 밀려 보합권에서 시소게임을 펼쳤다. 그러나 달러/엔이 계속 밀리면서 123엔대에 닿자 1,30.1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이 선에서 흐름을 이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필립스사로부터 현금 11억달러가 입금되는 것을 상환우선주로 상환하고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키로 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