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이 < 문학평론가 whitesnow1@daum.net > 도시의 공기를 캔에 담아 팔면 팔릴까. 환경학자가 오염측정의 자료로 구입한다면 몰라도 거의 팔리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아마존이나 히말라야의 공기정도는 돼야 매혹적인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의 도시 '쿠리티바'는 그곳의 공기를 캔당 1달러에 판매한다. 공기가 얼마나 맑은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쿠리티바는 공기 뿐만 아니라 교통 주택 녹지 경제 문화 등 인간의 삶 전반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바람직한 생태도시로 불린다. 쿠리티바는 자연생태 보존,경제적 이익과 복지증진,문화유산 보존을 하나의 문제로 생각한다. 자연의 섭리와 자본의 논리는 더 이상 갈등하지 않고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다. 작은 도랑과 흙더미 하나도 그대로 보존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교통요금을 적게 낸다. 효율적인 버스정책은 지하철 건설비용의 1백분의 1에 불과한 돈으로 도심 주행속도를 30㎞로 유지한다. 오래된 건축물은 우체국과 문화센터로 재활용되고 폐기된 전차는 아이들의 탁아소가 된다. 이곳에서 도시환경과 사람 마음은 하나같이 푸르고 넉넉하다. 개발과 보존,부와 가난,개인과 사회의 오랜 갈등은 '상쾌하게' 해소되어 있다. 우리는 흔히 자연은 도시의 바깥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혁명적인 인식의 전환이나 극단의 처방이 아니고는 생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믿는다. 아름다운 생명 공동체는 한적한 농촌이나 깊은 산속에서나 가능한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진정한 생명 운동은 도시에서,매일매일의 일상 속에서 달성되는 것이다. 생명의 보존과 부활은 생태공원이나 건강아파트의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다. 30년 전까지 파괴적인 개발에 휘둘렸던 쿠리티바가 세계최고의 생태도시가 된 데는 관료와 시민의 연대,제도와 실천의 조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합리성과 효율성은 우리가 폐기해야 할 현대의 패러다임이 아니라 진정으로 실현해야 할 진행형의 화두다. 이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이 바로 생명체라는 점에서 명확히 증명된다. 쿠리티바는 합리적인 생명의 세계를 일상 속에서 '온몸으로' 실현한다. 작은 일상과 삭막한 도시에서 꽃피는 생명,그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를 이제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