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조의파업 장기화와 경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소액주주의 반발 등으로 경영상의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1.4분기 3백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데 이어 올 한해 화섬사업부문에서만 1천3백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 부터 시작된 노조의 파업으로 태광산업과 계열 회사인 대한화섬에서 하루 40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29일로 누적 손실금액이 6백억원을 넘어섰다고 태광산업은 밝혔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추진=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태광산업은 최근 `경영의 긴박성'을 내세워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노조에 공식 통보했다. 구조조정 규모에 대해서는 회사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당초 이번 파업의 계기가 됐던 2백51명의 유급휴직 대상자를 포함,4백~5백명 수준은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다른 회사는 대부분 1~2차례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으나 태광은 계속 흑자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금년에는 도저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화섬시장의 형편상 기계를 돌리면 돌릴 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에 노사 협상을 통해 희망퇴직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 논의와 관련해서도 노조와 회사는 커다란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지금까지 고용안정과 임금협상을 같이 논의해 왔기 때문에 두 부문을 동시에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 측은 임금협상과 경영의 긴박성에 의한 인력 구조조정은 별개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석유화학 부문도 가동 중단=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태광산업은 화섬부문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부문의 가동도 내달 중순을 전후해 점차 가동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는 7월 10일 프로필렌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같은달 15~20일 아크릴원료 공정도 일부 중단할 예정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부문까지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손실규모는 복구 및 재가동 비용을 고려해 초기 하루 40억원 수준의 매출손실에서 천문학적 액수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검토 폭탄선언=태광산업은 파업 장기화와 함께 최근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상장폐지 여부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폭탄선언으로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태광산업의 상장폐지 검토는 투명한 경영을 요구하는 외국계 투자자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투명 경영과 고배당 문제를 놓고 대주주와 외국계 펀드간에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 왔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회사의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계 투자펀드 KDMW의 요구에 따라 오는 7월 14일 외부감사 선임건으로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어서 양측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 지 주목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공시 내용 이외에는 결정된 것도 의도하는 바도 없다"면서 "그동안 소액주주가 같은 내용으로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어 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