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등 현대가(家) 식구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25일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오는 28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1백일 탈상제 때 현대식구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백일 탈상제는 고인의 청운동 자택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정 명예회장의 형제와 자식들이 모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몽헌 회장,몽근(현대백화점) 회장,몽준(현대중공업 고문) 의원,몽윤(현대해상화재) 고문,몽일(현대기업금융) 회장 등 정 명예회장의 아들들과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정상영 금강고려화학 회장 등 현대가 식구들이 지난 3월25일 영결식 이후 95일 만에 한 곳에 모이게 된다. 정씨 일가는 28일 아침 일찍 탈상제를 지낸 뒤 오전에 하남시에 있는 선영을 함께 찾을 예정이다. 현대가 식구들은 당초 지난 5월8일 서울 우이동 도선사에서 치러진 고인의 49재 때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49재가 불교식 의식이라는 점 때문에 몽구 회장과 몽헌 회장 등 대부분이 불참,전체 회동이 불발됐었다. 이 행사에는 정세영 회장과 몽근 회장,몽준 의원 등만이 참석했었다. 현대차와 현대그룹 관계자들은 "이날 모임은 순수한 백일 탈상제를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서산업(정 명예회장의 장손녀가 대주주)과 프로야구 현대유니콘스 등의 처리 방향에 대해 가족끼리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눌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28일 백일 탈상제를 기점으로 계동 현대사옥에 존치해 온 정 명예회장의 비서실도 해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형식적이나마 유지해 온 비서실을 완전 폐쇄하고 직원들은 현대·기아차로 옮기게 된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