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 조운호 ] 웅진식품의 "초록매실"은 99년 12월 출시와 더불어 과즙음료시장의 구도를 바꿀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제품은 오렌지나 포도 등 외산 과일을 원료로 한 주스류 일색이던 음료시장에 매실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써 지난해 1천5백억원에 이르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초록매실은 올해도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6월중순 현재 이 제품은 누적판매고는 6억병을 넘어섰다. 국민 한사람이 12병의 초록매실을 마신 셈이다. 올들어 초록매실의 월평균 판매액은 1백30억원 정도.지난 4,5월 판매실적 기준으로 전년같은 기간대비 40% 정도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올 한해동안 최소 1천7백억원에서 최대 2천억원대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전체 매실음료 시장 규모는 약 3천억원 정도로 작년보다 1백%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매실음료 시장을 놓고 군소업체를 포함 약 20여개 업체가 유사제품을 내놓아 제품간 경쟁도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웅진식품은 그러나 이러한 각축전속에서 선발업체라는 잇점을 안고 시장점유율 45%를 유지하며 굳건한 지위를 다지고 있다. 웅진식품은 매실의 기능성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성인 남녀를 타깃으로 초록매실을 개발했다. 컨셉은 "맛좋고 몸에도 좋은 상큼한 매실음료"로 잡았다. 회사는 이를위해 매실을 엄선해 과즙을 만들고 매실 특유의 떫고 신 맛을 없애기 위해 사과과즙을 첨가했다. 이 때문에 약으로 마시던 매실즙이나 액에 비해 맛도 좋고 부드러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료가 되는 효과를 발휘했다. 웅진식품은 초록매실이 유난히 제품수명 주기가 짧고 경쟁이 치열한 음료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로 가장 먼저 소재의 참신성을 꼽고 있다. 오렌지 포도 배 일색의 과즙 음료 시장에 한국적이면서도 전혀 새로운 소재를 등장시켰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는 것. 특히 몸에도 좋은 상큼한 맛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건강 지향적이고 자연 친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준 것도 히트 배경이 됐다. 이 때문에 초록매실의 출시이후 자연 소재를 음료화한 여러가지 형태의 과즙음료가 출시되었고 과즙 음료 시장의 판도도 바뀌었다. 생활음료로서의 전략적 제품 포지셔닝을 취한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웅진식품은 관심을 끄는 광고나 프로모션 등을 통해 유행했다가 사라지는 음료를 지양했다. 제품의 효능과 기능성을 적극적으로 홍보,언제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생활음료로 인식시키는데 역점을 두었다. 초록매실은 여름 성수기에 잠깐 팔리는 패션화된 음료와는 달리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소비되는 생활음료로 자리잡았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