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금융계 관계 출신의 거물급 인사들이 IT 벤처업체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회장 고문 등의 직책을 맡아 대기업과 정부 은행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벤처기업에 쏟아붓고 있다. 경험과 인맥 등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은 특히 경영혁신과 해외진출 분야에서 이들의 도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기업은행장과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이우영 바른경제동인회 이사장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한 B2B 업체인 이비즈라인(대표 김선철)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고문은 과거 은행권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투자관련 상담,경영자문 등을 맡고 있으나 직원들의 영업방식에도 충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선철 사장은 "워낙 중소기업에 애착이 많으신 분이어서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필곤 전 삼성 중국본사 회장은 매주 금요일이면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이네트(대표 박규헌)로 출근한다. 지난해 9월 이 회사의 경영고문으로 영입된 이 전 회장은 이날 열리는 간부회의에서 마케팅전략부터 해외진출문제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고문은 특히 최근 이네트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박 사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 현지 인맥을 연결시켜 주는 등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통합 솔루션업체인 아이브릿지(대표 엄상문)는 지난해 데이비드 워너(David Warner) 서울은행 수석부행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워너 부행장은 약 20년동안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기업투자와 펀드운용 등을 해온 금융전문가다. 그는 아이브릿지의 외자유치와 해외진출 문제를 조언해 주고 있다. 엄 사장은 "벤처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외국에 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워너 부행장 덕분에 아시아 시장 진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환 전 대한투자신탁 사장은 현재 핸디소프트(사장 안영경)의 상임감사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고문으로 영입됐지만 본격적으로 회사일을 도와달라는 안 사장의 요청에 지난 3월부터 상근직인 감사로 취임했다. 김 감사는 핸디소프트의 사업방향과 영업전략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복영 전 서울은행장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콤텍시스템(대표 남진우)의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신 회장은 콤텍시스템의 해외진출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리눅스원(대표 김우진)의 경영고문을, 박영일 전 소프트웨어진흥원장이 시스윌 회장을 맡아 회사의 해외진출과 사업전략에 대해 조언해 주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