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엔화 약세를 반영, 급등한 환율이 강보합권으로 밀렸다. 업체 네고 등 물량부담이 시장을 지배하는 양상이 뚜렷했고 달러/엔 환율도 장중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60원 오른 1,303.5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달러/엔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연관성은 많이 떨어진 상태. 시장에 업체 네고물량이 계속 공급되고 있으며 역외매도세도 출현해 전반적으로 물량부담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엔화 약세라는 대외요인과 공급 우위라는 수급 상황이 대치하고 있지만 수급이 엔 약세를 누르고 있는 상황. 시장거래자들도 달러공급요인에 주목하면서 아래쪽으로 보는 양상이 뚜렷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후에는 달러/엔이 아래쪽으로 열려있는 데다 물량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순매도, 증시 하락 등 환율에 좋지 않은 점이 깔려있지만 공급요인이 가장 크게 부각되는 만큼 1,300원대 초반으로 내려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역외세력의 매도가 나타났고 달러/엔이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말을 앞두고 거래자들도 포지션 청산에 나설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는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상승외에 달러사자(롱)를 잡을 수 있는 요인이 없다"며 "오후에는 1,300∼1,305원 범위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 124.50엔에서 소폭 내려앉아 124.20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인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 달러/엔은 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지출 삭감과 은행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한 일본 정부 정책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 1.7%에서 제로 수준으로 하향전망함에 따라 124.64엔에 거래를 마감한 바 있다.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은 이날 "환율변동이 심하면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해 엔화 약세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 엔화 약세의 진전을 막았다. 달러/엔 상승만큼 달러/원이 따르지 않아 원/엔 비율은 10.5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업체는 1,306원선에서부터 꾸준히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으며 롱처분물량도 이에 가세했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엿새째 순매도 하고 있는 외국인의 지난 20일분이 역송금수요로 나오고 있지만 달러공급이 우세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14분 현재 거래소에서 205억원 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는 5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환율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환율은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엔화 약세를 타고 1,308.50원까지 상승한 것을 반영, 전날보다 5.10원 높은 1,308원에 출발했다. 다음 거래에서 1,305원으로 밀린 환율은 한동안 1,305∼1,306원 범위에서 등락하다가 물량 부담과 엔 강세 전환 등으로 오름폭을 줄이며 1,303.5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1,303원선에서 등락하며 방향을 가늠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