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는 13개 정부투자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1백점 만점에 82.21점을 얻은 한국전력이 1위를 차지했고, 70.59점을 받은 대한석탄공사가 최하위를 면치못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평가결과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상여금 차등지급은 물론 경영부실의 책임을 물어 광업진흥공사 사장을 해임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키로 했다고 한다. 임기중에 있는 공기업 사장에 대해 부실경영 책임을 물어 해임을 건의한 것은 공기업개혁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해볼 만한 조치다. 물론 지난 3월 석탄공사와 주택공사 사장을 부실경영 등을 이유로 문책 경질한 바 있지만 경영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순수한 경영책임을 묻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는 이번 평가결과를 보면서 우선 1위를 차지한 한전의 경우 분사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는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불필요한 자산매각 등 비용절감을 통해 전년대비 22%의 수익증대를 이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반면 연평균 7백억원의 만성적인 적자를 내고 있으면서도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영위해온 석탄공사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주인 없는 공기업인 까닭에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종사자들이 개인적으로 손해볼 게 없다는 도덕적 해이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전의 뒤를 이어 토지공사 도로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수자원공사 등이 차례로 5위까지를 기록해 비교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우리는 한전을 포함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공기업이라고 해서 국민들로부터 특별히 칭찬받을 만큼 괄목할만한 객관적 성과를 거뒀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기업의 경영혁신 노력은 아직도 전체적으로 미흡하기 짝이 없고,특히 민간기업에 비해서는 한참이나 뒤져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이번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그 순위를 중요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난해 실적을 검증받아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경영혁신의 올바른 길인가를 철저히 반성하고 다짐하려는 경영평가의 진정한 의미를 공기업들 스스로 철저히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책임있는 경영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부실경영에 대한 문책은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도 공기업의 경영혁신 여건을 최대한 조성해 주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공기업 경영진의 낙하산 인사 등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