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대우차에 관심있다'로만 일관하며 끈질기게 침묵을 지켰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측이 대우차 인수후의 전략 등을 서서히 풀어놓기 시작했다. 반면 줄곧 `조만간 GM이 대우차 인수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며 조바심을 나타냈던 우리측은 협상내용 및 과정 등에 대해 일절 함구, 대조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 인수 문제에 대해 `관심 여전', `노 코멘트', `추측성 기사' 등으로만 대응했던 GM이 최근 대우차 인수 후 전략 등을 잇따라 밝혀 GM이 `모종의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또다른 추측을 낳고 있다. 발언도 구체성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 리처드 웨고너 GM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최근 "대우차를 인수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GM이 이 지역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4%에서 2004년 10%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대우 차종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기에 적합하고 대우차는 훌륭한 디자인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인수 후 미국에서의 대우차 판매 지속 여부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현재 분석중인 핵심요소는 아니다"며 "대우차가 미국 저가차종 시장을 일부 파고든 것은 사실이나 미국 수출이 수익성이 있는지, 판매를 계속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웨고너 CEO는 또 "소형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 등 한국업체에 맞서기 위해 신세대용 소형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대우차 인수는 한국과 동유럽의 시장을확보하는 한편으로 값싼 차종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데 활용할 목적도 있다"고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발언은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합리적으로 신속하게' 결론에 도달하기를 기대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어떤 언급도 피했던 그동안의 태도보다는 한단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또 GM이 현시점에서 대우차 인수를 결정하지는 않았더라도 대우차라는 `카드'를어떻게 활용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적어도 대우차의 역할을 한국시장으로만국한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대우차측은 해석하고 있다. 반면 우리측은 GM이 이달초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기 전 `GM의 대우차 인수'에 대한 낙관론을 정부 고위관계자 등이 앞다퉈 피력했던 것과는 달리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도 "대우차 협상은 초기단계로 그처럼 큰 딜이 한달내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최종 타결까지 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GM이 제안서를 내기 우리측의 발언은 `팩트'라기 보다 `희망'으로 봐야 한다"며 "협상이 본격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