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중계동에 사는 김은미(여.36)입니다. 여성 가장으로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두고 있는 주부입니다. 9백6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상가 1층에 10평형 만화 대여점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하루 매출은 8만원 정도이고 보증금 1천만원에 권리금 3천만원을 요구합니다. 한달 생계비는 최소한 1백50만원이 필요한데 차분한 성격의 제가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A> 70년대 초 전국 주요 도시에서 만화방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주택가 구석에 위치한 허름한 가게에는 초.중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입장료 10원만 내면 재미있는 만화 10권과 흑백TV지만 베트맨 황금박쥐 같은 만화영화,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 등을 신나게 볼 수 있었습니다. 5원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뻥튀기와 떡볶이를 즐기면서 만화책을 넘기곤 했습니다. 만화 대여점은 이런 만화방을 현대식으로 리메이크한 형태입니다. 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국내 최초로 소개된 24시간 편의점, 커피 전문점, 피자 전문점과 함께 서울 송파동에 최초의 도서 대여점이 등장했습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만화 대여인 관계로 업종명을 만화 대여점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만화 대여점은 96년께부터 시들해져 최근에는 별로 인기가 없는 실정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점포를 인수하려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에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하루 매출 8만원은 월로 따지면 매출이 2백40만원입니다. 임대 관리비 1백20만원과 신간 구입비 30만원을 제외한 월 평균 순이익은 90만원 수준입니다. 생계 유지비 1백50만원에 크게 못미칩니다. 그래서 현 점포를 권리인수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둘째, 점포 배후에 위치한 세대수나 입지 조건을 고려하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업종으로 전환하는게 적당할 것으로 봅니다. 요즘 많이 등장하는 곳이 멀티미디어숍이죠. 1층 10평형 점포에서 교육용 비디오, 어린이 만화, 컴퓨터 CD롬, 애니메이션 만화영화, DVD 등을 진열 대여하고 있습니다. 만화 대여점과 비디오숍을 합한 업종이라고 보면 됩니다. 셋째, 창업자금 4천만~5천만원이면 어린이 놀이 학습장, 허브 전문점, 테이크아웃 커피점, 샌드위치 전문점, 초등생 보습학원 등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차분한 성격의 주부가 가장 역할을 해가면서 생계비 2백만원 정도의 벌이를 할 수 있습니다. 소자본 창업 분야는 업종이 다양합니다. 생각의 폭을 좀 더 넓히면 어떨까요. 창업이란 안정성과 발전성이 있어야 합니다. 눈앞의 현실을 단순히 모면하기 위해 충동적으로 창업을 하면 안됩니다. 3개월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창업정보 입수, 본인의 적성파악, 출점희망 상권분석 등을 해야 합니다. 창업 강좌나 창업 박람회 등을 3회 가량 참석하면 크게 깨우침이 있을 것 같습니다. [ 나대석 (주)한국사업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