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들이 신규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유 영역인 회계.감사.세무.경영컨설팅에 이어 리츠(REITs), 벤처기업지원, 인터넷 세무정보서비스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회계감사의 투명성이 중시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분식 내지 부실회계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공인회계사의 책임이 강조돼 감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 수익성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유태호 부장은 "10년전만해도 회계감사가 회계법인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기업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 경영.투자관련 자문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부터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이 1천명으로 늘어나고 회계법인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신규 비즈니스 진출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시장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리츠다. 오는 7월 부동산투자회사 제도 실시로 회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들은 리츠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전문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향후 대응전략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일부 회계법인은 부동산 전문 컨설팅회사와 제휴를 통해 직접 부동산투자자문회사(AMC)를 설립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계 회계.경영 컨설팅업체인 아더앤더슨코리아다. 이 회사의 기업금융및 기업구조조정 관련 회사인 아더앤더슨GCF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동산관련 컨설팅을 해온 노하우를 살려 리츠시장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1년 가까이 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리츠 태스크포스팀을 운영중이며 국내 및 외국계 파트너와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영화회계법인은 현재 기업금융 부문에 리츠팀을 구성,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또 미국의 부동산 전문 컨설팅회사인 케네스 레벤설과 제휴를 맺고 자산실사 및 타당성 분석 부문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도 SOC팀내에 리츠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운영중이며 CRV본부와 연계해 리츠관련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부동산 가치평가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사와의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부동산 시세 등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전문 컨설팅 그룹을 설립,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계업계에서는 리츠 거래구조의 구축 타당성 분석 자산 실사 등의 분야에서 회계법인의 수요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부동산 가치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작업과 부동산 관련 세무 컨설팅 및 금융관련 자문업무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사업 =회계법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세무.회계정보를 제공하고 컨설팅도 해주는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벤처기업 전문 회계법인이나 M&A 업무에 특화된 회계법인까지 등장하고 있을 정도다. 삼일회계법인의 자회사인 삼일인포마인이 이 분야의 선두주자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수준의 회계.세무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세금이나 재테크 관련 투자활동에 대한 절세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건회계법인은 세무관련 출판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인 안건조세정보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화회계법인 등 다른 대형 회계법인들도 인터넷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서비스에 나설 경우 인력및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존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영화회계법인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의 경우 높은 브랜드인지도와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존 세무.회계 정보사이트와 제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