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의 매각 자체에 반대했던대우자동차 노조 집행부가 협상과정을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또 매각에 찬성하는 정상화추진위원회(정추위)에 참여하고 있는 전 노조위원장을 노조 고문으로 임명, `노노갈등'을 봉합하고 협상과정에서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따라서 대우차 노조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다음주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GM과의 협상에서 우리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대우차 노조에 따르면 김일섭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긴급호소문'에서 "지금은 GM 매각을 놓고 소모적인 찬반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며 "노조는 GM으로의 매각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조합원과 간부들의 의견을 수렴, 다각적이고세밀한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매각 찬반논쟁에 휘말려 `부평공장 유지, 조합원 고용보장,정리해고자 문제 해결, 노조 정상화' 등이 외면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조는 또 이달말께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조합원들의 의견에 따라 GM 매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한편 노조와 정추위가 함께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를 위해 정추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구 전 노조위원장(11, 15대)을 고문으로 임명, 노조의 각종 회의를 주재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따라서 노조는 지금까지의 GM 매각 저지 활동에서 탈피, `GM 매각 국면'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부평공장 유지, 고용 전원 승계 등을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전망된다. 앞서 정추위와 회사경영진 등도 지난 13일 7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평공장을포함한 국내 공장 일괄 매각 및 고용승계 등 같은 사항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 관계자는 그러나 "매각 반대에서 찬성으로 기조를 완전히 바꿨다는 의미는아니며 GM 매각이 각종 변수가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노조도 유연하게대처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GM으로의 매각은 정부와 경영진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우차를 장밋빛 미래로 이끄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특히 부평공장을 `쓰레기' 취급하는 GM의태도로 봐 노조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혹한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 호소문에 대해 조합원과 정리해고자 등은 노조 게시판에서격렬한 지지 또는 반대 논쟁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