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생활수준 향상으로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36%를 웃돌고 있다. 최근들어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한 친구도 에어컨을 거실에 달았다. 여름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것 같았다. 그는 지금까지 월 평균 3백kWh의 전기를 사용해 4만원의 전기요금을 냈다. 만일 에어컨 사용으로 전기사용량이 1백80kWh 가량 늘어난다면 전기요금은 얼마나 더 나올까. 얼핏 평상시보다 사용량이 60% 증가했으니 전기요금도 2만~3만원 더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 증가에 따라 단가가 누진되기 때문이다. 즉 사용량이 3백kWh일때 전기요금은 4만9백90원이지만 사용량이 60% 늘어난 4백80kWh일 경우 요금은 거의 3배 수준인 11만6천1백30원으로 올라간다. 에어컨 사용량이 더 늘어나면 전기요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전기요금 체계를 누진제로 만들어 소비자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일까. 바로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를 넘고 있지만 우리의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전은 이러한 에너지 과소비 현상을 해소하고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사용량이 많아지면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누진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겨울 한전 지점들에 요금민원이 엄청나게 접수됐다. 혹한으로 인해 가정에서 전기장판과 전기히터 등 난방제품을 많이 사용한 탓에 누진제를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올 여름에는 에어컨 사용이 크게 늘어 또다시 누진요금을 적용받는 가정이 급증할 전망이다. 가계지출을 줄이고 에너지 자원을 아낀다는 차원에서 가정용 에어컨을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김용언 < 한전 성서지점 영업과장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