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샤넬이 무엇이기에 백화점이 그렇게 고개를 숙입니까" 최근 패션업계에 국내 의류업체 관계자들을 분통 터지게 만든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압구정동 G백화점에 있는 샤넬 매장이 7월초 새단장에 들어가는데 그 공사비용인 15억원 전액을 백화점에서 댄다는 소문이다. 인테리어 비용에 얽힌 G백화점과 샤넬의 줄다리기는 1년전부터 시작됐다. '매장공사비를 분담하자'는 백화점측과 '정 못해준다면 매장을 철수하겠다'는 샤넬측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백화점측은 "아직 공사비에 대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는 '사실상 게임은 끝났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강북에 있는 L백화점도 지난해 샤넬을 유치하기 위해 20억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지불했다. 비단 샤넬 뿐만 아니다. 루이비통 페라가모 불가리 카르티에 등 대형 백화점 1층에 있는 고가 수입제품 매장의 대부분은 백화점측에서 공사비를 지불하고 모셔왔다. 반면 국내 업체의 사정은 천양지차다. 매장 공사비 전액을 업체에서 부담하는 것은 물론 백화점의 요구에 따라 바닥재며 집기를 바꿔야 할 때도 있다. A브랜드의 경우 20대 젊은이를 대상으로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매장을 꾸미려 했지만 백화점측에서 바닥을 중후한 대리석으로 깔라고 요구해 할 수 없이 인테리어 컨셉트 전체를 뜯어 고치기도 했다. 차별 사례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40%에 육박하는 국산 브랜드의 수수료에 비해 1층 고가 수입매장은 한자릿수 또는 10%대다. 신문에 백화점 세일광고라도 할라치면 국내 업체는 이름 한줄 넣는 것도 돈을 받는다. 그러나 샤넬같은 업체의 사진은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후 공짜로 실어준다. 분명 백화점의 차별대우에는 이유가 있다. 특히 '명품'이 갖고 있는 브랜드 파워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바다. 그러나 문제는 백화점의 기본 자세다. 애초부터 협상을 하기보다는 무조건 유치부터 하려는 백화점의 자세가 외국업체의 콧대만 높여놓았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이니 열심히 장사하며 백화점과 공생하려 노력하는 국내 업체들의 불만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s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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