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선원생활 중 제주해협을 지날때마다 '북한선박 제주해협 통과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 6월2,3일 북한상선 3척이 제주해협을 침범한데 이어 4일 서해안 백령도 인근 NLL(북방한계선)과 13일밤 강원 저진항만 NLL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선박들은 제주해협을 통과, 일본 등지로 항해하면 운항경비를 크게 줄일수 있다. 북한 서해안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한 뒤 동해를 거쳐 북태평양으로 나가면 항해하기가 수월하다. 외국선박은 모두 이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외국선박들이 '통상적으로 항해'하는 이 제주해협을 북한선박이 통과한다고 해서 남한이 긴장해야 한다니 안타깝다. 이 문제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북한선박들이 순수한 항해목적으로 제주해협 통과를 원한다면 이를 허용해야 한다. 다만 남북 현실을 감안, 북한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하기전 반드시 남측에 통보케 한다. 사전 통보에 대해 북한은 어떤 '토'도 달아서는 안된다. 둘째 북한은 과거 수많은 간첩선들을 남파, 남한을 긴장시켰다. 이같은 사건들은 대부분 우리의 뇌리에 아직도 생생하다. 북한선박의 통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북한상선대가 정략적.군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해군이 북한선박들이 제주해협을 통과할때마다 경계해야 한다. 북한상선대가 정략적.군사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증거가 포착된다면 단호히 통과를 막아야 한다. 북한은 순수한 목적으로 이 제주해협을 통과하기 바란다. 그래서 가까운 시일내에 흑산제도나 추자제도 부근 항해중 남북한 선박들이 만나면 무선전화로 농담이라도 해가면서 항해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한반도 분단 반세기. 부모 형제 자매가 헤어져 사는 아픈 삶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해협은 한민족의 것이다. 북한선박의 제주해협 통과허용은 남북한의 숙원인 '평화적 통일'을 앞당기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원 < 항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