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 실험이 14일 오전 영남지방에서 실시됐다. 과학기술부와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김해공항에서 이륙한 공군 CN-235M 수송기 2대를 이용, 창녕과 거창 등 경남 서부 내륙과 군위, 구미 등 경북북부 내륙 지방에서 인공강우 항공실험을 했다. 이번 실험에는 안드레이 신케비치 러시아 구름물리연구소장을 비롯한 기상전문가 8명이 참여, 항공기를 운항하면서 '인공 구름씨'로 드라이아이스 550㎏과 요오드화은(AgI) 연소탄 48발을 창녕군 남지읍 지상 3㎞ 상공지점과 군위군 및 구미시 근처 4㎞ 상공 등지에 뿌렸다. 드라이아이스에 의한 인공강우법은 구름의 꼭대기인 운정(雲頂) 온도가 영하5도 이하인 적운형 구름에 지름 1㎝ 가량의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것으로, 이 드라이아이스가 주변의 미세한 수분 알갱이를 모은뒤 떨어지면서 증우(增雨)효과를 내게된다. 또 얼음결정 구조와 비슷한 요오드화은 사용법은 구름속 수증기 분자를 응결시키는 것으로, 드라이아이스 경우보다 운정온도가 낮은 -7∼-15℃ 구름에 적용된다. 기상청은 인공 구름씨를 뿌린 뒤 항공기내 육안 관측과 부산지방기상청 구덕산레이더기지의 레이더 측정, 위성사진을 통해 구름속 강수입자를 분석, 늦어도 1주일 안에 실험 성공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 성공하더라도 단지 구름속 강수입자의 증우효과를 확인하는 것이지 실험을 통해 실제 비를 내리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과기부와 기상청은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17∼19일 사이 중부지방에서 2차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 94∼95년 2년간 극심한 가뭄을 겪은 뒤 95년 당시 과학기술처 특정연구과제로 4년에 걸쳐 항공실험 8회, 지상실험 10회등 `인공증우 실험연구'를 시도했으나, 실용화 가능성만 확인한 채 예산확보 문제로 연구를 중단한 바 있다. 기상청은 올해 인공강우 연구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부터 2006년까지 2단계로 나눠 선진기술 이전및 장비 확보, 실험 및 제도 보완 등의 연구개발사업을 벌여 2007년 인공강우를 실용화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서울.부산=연합뉴스) 김인철.조정호 기자 aupf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