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에 힘입어 환율이 나흘만에 아래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장중 움직임은 쳇바퀴 돌 듯 극도로 정체된 최근의 흐름을 잇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40원 내린 1,291.9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에서 어제에 이어 아시아 통화약세를 보고 달러사기에 나서고 있어 추가하락은 저지되는 분위기"라며 "JP모건이 6개월 환율을 1,300원으로 보는 등 역외세력은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21.70∼80에서 지지선이 단단해 위쪽으로 테스트할 것"이라며 "122엔을 넘어서면 달러/원은 기껏해야 1,293원 수준까지 올라서고 1,290원은 지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위아래 제한된 움직임으로 거래자들의 의욕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오전장중 환율 이동폭도 1.60원에 불과한 상태.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며 "달러/엔이나 기타 주변 재료들이 환율을 자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상승추세임을 확인하고 있지만 121엔대의 조정여부를 좀 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122엔을 축으로 다소 흔들렸다. 1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일본은행에 대한 추가금융완화 압력과 일본의 4월중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데 따른 경기침체 지속 우려감으로 122.12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일본 수출업체들의 매물로 121.68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달러/엔은 시오카와 재무상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1/4분기보다 낮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121.80엔대로 반등해 주로 이 선을 지켰다. 일본은행(BOJ) 하야미 마사루 총재는 이날 의회에서 "현재로선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며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경우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최근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든 정부관계자들의 발언으로 인한 엔화 약세 압력은 다소 누그러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낮 12시 7분 현재 거래소에서 15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환율과는 무관한 요인. 역외세력은 개장부터 달러매수에 나서 1,290원선을 방어했으며 중반이후 잠잠해졌다. 업체는 1,292원선에서 네고물량을 내놔 상승을 막고 있다. 위아래 촘촘하게 막혀져 있는 상태.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 낮은 1,291원으로 출발했다.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엔화 약세와 나스닥지수 하락으로 1,295/1,296원에 마감된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출발이었던 셈. 달러/엔이 121엔대로 내려선 영향이 더 컸다. 개장 직후 환율은 1,291.90원까지 낙폭을 줄인 뒤 내림세를 보여 1,290.6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달러/엔 소폭 반등을 따라 1,292.20원을 고점으로 기록했으며 대부분 거래는 1,291원선에서 이뤄졌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