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런던지점들이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주고객인 한국계 기업들의 철수 및 경영악화 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은행 런던지점이 국내 시중은행 런던지점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진철수했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이 현지법인으로 증권업무를 담당했던 KEBI를 런던지점에 흡수시켜 조직을 일원화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14일 재영한국경제인협회(KOCHAM)에 따르면 서울은행 런던지점이 지난 5월31일자로 철수, 직원들은 이미 귀국했으며 정산작업을 위해 남아있는 지점장도 이달말까지 귀국할 예정이다. 도이체방크가 위탁경영중인 서울은행의 런던지점 철수는 이익이 나지 않는 점포는 폐쇄한다는 경영진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에 진출해있는 국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IMF 사태 이후 한국 대기업들의 영국내 활동이 위축된데다 자체적으로 런던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어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과거 영업기반은 사실상 무너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런던의 한국계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영업대상을 찾아 나서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런던의 한국계 금융기관들은 IMF사태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지점이 한빛은행 지점으로 합치고 장기신용은행 런던사무소가 국민은행 런던지점에 흡수되는 등 본점차원의 합병과 구조조정으로 정리돼왔으나 지점 자체를 수익성 원칙에 따라 자진 철수하기는 서울은행이 처음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특수은행중에서는 기업은행이 IMF 사태 이후 런던사무소를 철수한 바 있다. 런던의 한국계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현재 합병협상이 진행중인 국민.주택은행도 각각 런던에 지점을 두고 있어 합병이 성사되면 1개의 지점으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한때 11개에 달했던 국내은행 지점들이 7-8개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KOCHAM 관계자는 IMF 이전에 150여개에 달했던 회원사들이 현재 121개로 30여개사가 철수했거나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