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사분규 타결로 사상 초유의 양대 항공사 파업을 이끈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은 바로 대규모의 항공기 운항 결항으로 이어졌을 만큼 파괴력이 컸고, 민주노총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성공 여부를 이번 노동계 연대파업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판단,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에맞서 정부도 불법파업 엄단 방침을 내세우며 지도부 사법처리와 공권력 투입 시사 등 강경입장을 견지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은 이번 연대파업의 향배를 가르는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양 항공사 파업의 핵심축을 이루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철회됨에 따라 조만간 아시아나 분규도 타결되는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노조는 파업이후에도 사측과 꾸준히 접촉을 계속하는 등 파업과 협상을 겸하는 강온 전략을 구사, 협상타결 가능성을 계속 유지했지만 아시아나 노조는 파업이후 지금까지 변변한 노사 교섭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시아나 노조는 제수당 67.7% 인상률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 등을 놓고 사측과의 감정싸움을 계속했고, 파업 전날인 11일밤 노조위원장과 사장의 담판이 결렬된 이후 양측은 이날까지 진전없는 단 한차례의 실무협상단 접촉만을 가졌다. 이와관련, 대한항공조종사노조 파업이 불법이라는 멍에를 갖고 있는 반면, 아시아나 노조파업은 조정 절차를 거친 합법적인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는 점때문에 아시아나 노조가 협상에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철회에 따라 `항공대란'에 쏟아지는 비난여론의 부담을 아시아나 노조만 안게 됐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조기에 협상이 재개돼 정상화될 가능성은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변변한 노사 교섭조차 갖지 않은 아시아나 노조로서는 "하루빨리 항공대란을 끝내라"는 여론의 압박속에서 타결을 모색하지 않을 경우 운신의 폭이 그 만큼 좁아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