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YH3945는 암세포가 생기는 세포내 신호전달과정의 초기단계에서 암세포의 발생을 차단한다. 따라서 이미 생긴 암세포의 대사를 억제하는 대부분의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봉용 신약연구센터장은 "동물실험 결과로 볼때 인체에 적용해도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인 구역질 탈모 빈혈 면역저하 등의 부작용이 전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장암과 폐암 췌장암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YH3945'의 항암 효과=비정상적으로 많은 'ras'유전자의 단백질 산물이 활성화될때 암이 유발된다. 전체 암의 30%가 ras유전자가 활성화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대장암은 90% 이상,폐암은 80% 이상,췌장암은 50% 이상이 이 유전자의 작동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YH3945는 ras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에 인산과 파네실(farnesyl)기가 붙어 활성화되는 과정을 차단한다. 즉 활성화 과정에 작용하는 파네실 인산화효소(farnesyl phosphatase)에 ras단백질이 끼어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YH3945는 ras단백질 구조를 일부 변형해 모방(mimic)한 화합물로 ras단백질과 경쟁하면서 활성화되지 않도록 한다. 유한양행 신약연구센터는 마우스 래트 비글개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이 항암제를 투여한 결과 생체내에서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상태가 양호했다고 밝혔다. 특히 YH3945는 암세포와 결합하는 능력이 정상세포와 결합하는 것보다 10만배나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개발됐나=ras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90년대 중반부터 이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이 본격화됐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는 일시에 다수의 화합물을 만들어 신속하게 약리활성을 분석하는 조합화학 및 고속검색법기법으로 4천4백여종의 항암제 후보물질을 합성했으며 이중 가장 우수한 YH3945를 신약후보물질로 선정했다.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이 연구를 위해 총 41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국내 7건,해외 2건의 국제특허(PCT)를 출원했다. 유한양행은 오는 11월께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초에 임상1상시험,내년말께 임상2상 시험에 들어가 빠르면 2003년 중반에 이 항암제를 신약으로 상품화할 계획이다. ◇'YH3945'의 시장성=올해 세계 항암제 시장은 1백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으로 ras유전자 억제 항암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는 모두 5개사로 이중 상품화가 유망한 것은 얀센의 'R115777'로 현재 2상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YH3945가 상품화되면 세계 항암제시장에서 얀센 등과 경쟁하면서 연간 최소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초대형 글로벌 의약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