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특정금전신탁이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은행신탁 중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은행 신탁계정에서 전체적으로 1조5천억원이 빠져나갔지만 특정금전신탁만 8천4백11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특정금전신탁이 다른 신탁상품과 달리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고객이 자산운용 대상을 지정할 수 있고 만기가 3개월 이상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짧아 단기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확보한 뒤 고객들을 모집해 투자를 유도하는 '맞춤식'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실제로 한빛은행은 지난 한달간 특정금전신탁 잔액이 2천4백9억원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였다. 또 주택은행이 1천9백29억원, 조흥은행이 1천2백80억원의 증가를 기록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CP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단기에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기업CP를 인수해줬던 종합금융사 등의 영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같은 특정금전신탁의 증가는 기업자금난을 더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중 L사 H사 K사 등 30대 그룹 계열사들이 은행을 통해 CP를 발행하고 이를 특정금전신탁에서 소화시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은 단기고수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쉽게 할 수 있어 앞으로도 이같은 맞춤형 특정금전신탁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