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수소자동차 월드투어 2001 컨퍼런스"에서 수소차 "750hl"을 선보였다. 기존 BMW 7시리즈에 V12기통의 수소 연료엔진을 탑재한 이 차는 최고 출력이 1백50kW,최고속도는 시속 2백26km에 달한다. 시속 1백km로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9.6초. 그러나 항속거리가 3백50km로 가솔린 차에 비하면 아직 성능이 뒤진다. 750hl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엔진으로 수소와 가솔린,두 가지 연료를 동시에 사용한다는 점이다. 별도의 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가솔린이 운전석에 장착된 버튼 하나로 선택돼 엔진에 공급된다. 연비는 리터당 약 10km. 이밖에 5kW의 전력을 발생시키는 수소 연료전지가 기존 배터리 대신 장착돼 있어 시동을 걸지 않고도 냉난방 장치 및 오디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전성이 수소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수소차의 경우 액화수소를 영하 2백53도로 유지해야 한다. BMW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섬유유리와 알루미늄을 이용,연료탱크를 70겹의 두께로 만들어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 충돌 때 수소가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차례 충돌시험을 실시했다. 개발을 주도한 부카르트 괴셀 이사는 "충돌시험 결과 수소가 대기중으로 분산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위험성 측면에서 보면 기존 내연기관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BMW의 수소자동차는 아직 수소 충전소가 보편화돼 있지 않은데다 소형화와 비용 절감이라는 장애가 있어 실용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수소자동차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온 BMW측은 이같은 문제를 몇년 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이미 독일 뮌헨 공항과 이태리 밀라노에 특별한 기술 없이 운전자가 대형 연료탱크를 3분만에 충전할 수 있는 액화수소 자동 충전소를 설치하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수소연료 가격도 휘발유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다는게 BMW측의 설명이다.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셸(shell)의 계산에 따르면 수소에 부과되는 환경세 및 미네랄 오일세를 제외하면 수소의 가격은 리터당 2.5DM(도이체마르크)으로 휘발유에 비해 0.5DM 밖에 비싸지 않다. 기술이 향상되면서 수소가 대규모로 공급되면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BMW코리아 김영은 부장은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새로운 연료사용이 불가피하다"며 "BMW가 수소자동차의 실용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