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보합권에 꽁꽁 묶였다. 시소를 타면서 한쪽으로 기울지 못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무변동성이 시장 지표를 잃게 만들었으며 수급도 한쪽으로 기울임없이 혼재된 양상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60원 낮은 1,285.5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중 등락범위는 1,284.80∼1,288.50원에 불과했다. 시장거래자들은 거래의욕을 잃은 가운데 오후에도 포지션 교환이나 정리 등의 거래만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전장 막판 업체 네고물량을 1억달러 가량 부었다"며 "그럼에도 쉽게 빠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물량이 조금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포지션은 어느 정도 채워졌으며 오후에도 1,285원선 아래서는 결제수요가 유입돼 대체로 이 선이 지켜지고 위로도 네고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쉽게 오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반 2억달러 이상 매수했으나 오히려 빠지는 장세가 연출되는 등 레인지가 깨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수급도 적절하고 엔화도 조용한 흐름을 잇고 있어 오후에도 1,285∼1,288원 범위에서 갇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부에서 악재나 호재 등이 터지지 않는 이상 최근의 흐름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7일 뉴욕장에서 별다른 요인없이 120엔대를 유지하며 120.08엔에 마감했으며 도쿄장에서 큰 움직임없이 대체로 120.20엔대를 주무대로 했다. 유로화는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 금리를 현행 4.5%로 유지했으나 뉴욕에서 강세를 보여 85.09센트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 유로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달러는 84센트선으로 하락했으며 유로/엔도 다시 101엔대로 밀렸다. 지난 5일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잔여분 1억달러 가량이 역송금수요로 유입돼 환율 상승에 가담키도 했다. 업체들은 소극적인 거래에 나서며 1,285원선에서는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에, 1,287원선에선 네고물량으로 버텼다. 역외세력은 달러/엔의 정체흐름에 맞춰 관망세에 초점을 둔 모습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6분 현재 거래소에서 1,002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3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이틀 내리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외환시장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287원에 출발, 이내 1,285.50원까지 떨어졌으나 역송금수요와 일부 달러사자(롱) 플레이로 인해 반등, 1,288.50원까지 올라선 뒤 강보합권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이후 환율은 네고물량 출회로 약보합세로 돌아서 1,284.8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1,285원선 초반에서 꿈틀거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