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리 및 환경 관련 자동화기기 전문생산업체인 제일엔테크의 강준(50) 사장은 환경산업 업계에서 '산증인'으로 통한다. 환경산업이란 단어조차 낯설었던 1986년 강 사장은 경북 의성농공단지에서 상하수도 기자재 납품 업체를 차리면서 이 업종에 뛰어들었다. 창업 15년여만에 매출액 1백억원대,부채비율 80%의 견실한 중소기업을 일궈냈다. 현재 대구 본사와 경북 경산공장,부설기술연구소를 비롯 서울과 대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창업 당시만 해도 강 사장은 제품개발과 영업,관리까지 도맡았다. 이처럼 '1인3역'을 하느라 연간 15만㎞이상을 자동차로 달려야 했다. 그야말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당시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정수장이나 폐수처리장를 건립한 것이 강 사장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이에 힘입어 전년대비 매년 50%이상의 매출신장률을 유지할수 있었다. 지난 93년 경산공장으로 확장 이전한 뒤 강 사장은 품질과 기술경쟁력의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목숨'을 걸었다. 고액의 로열티와 기술종속을 우려,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은 삼갔다. 대신 지역내 연구기관의 우수한 인력 및 실험기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자체 기술력을 키워왔다. 이에 따라 96년 부설연구소를 만들고 지역내 10여개 대학연구소와 산학공동으로 국가선도기술 G7과제 2개 등 총 9건의 연구를 수행했다. 그간 매출액의 평균 4.24%를 연구개발에 썼다. 신기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직원들을 독일 일본 영국 등의 선진국에 수시로 보냈다. "대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투자를 할 경우 투자효율이 2배이상 높아지는 '지렛대 효과'가 발생,다른 기업들은 도저히 따라올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 강 사장의 지론이다. 산·학공동개발 실적은 눈부시다. 지난 98년 영남대와 공동으로 오·폐수의 정화효율을 20%이상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연초에는 세계 최초로 박테리아를 이용해 각종 악취를 제거하는 바이오필터를 개발,시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연내 플라즈마를 활용해 오·폐수의 분자구조를 바꿔 수질을 정화하는 기술과 좁은 장소에서도 정수능력을 배가시키는 상향류식 경사관침강장치 개발 등을 연내 마칠 계획이다. 이같은 기술개발 노력으로 현재 발명특허 7건,실용신안 6건 등 총 2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개발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의 70%가 신기술 판매에서 발생했다. 오는 2005년까지 신기술 제품의 매출이 5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잇따랐다. 지난 96년 동종 업계 최초로 ISO9001 품질경영시스템을 구축한 뒤 98년에는 KT(국산신기술)마크와 EM(우수품질)마크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ISO14001 국제품질규격까지 받았다. 제일엔테크의 기술력과 발전가능성은 외부에서 인정하고 있다. 우수벤처기업상 수상,세계일류중소기업 선정,수자원공사 수처리기기 갑류업체 지정,품질경쟁력 우수 50대 기업 지정 등이 바로 그 증거다. 강 사장의 경영철학은 '한번 시공한 제품은 평생을 책임진다'는 것. 고장 접수후 24시간내 복구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시설기자재를 공급한 뒤 공급내역서와 설계도면, 취급설명서 등까지 함께 넘겨주고 있다. 만약 문제가 생겼을 경우 누구라도 손쉽게 고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 사장은 지난해 제일엔테크로 회사명을 변경한 뒤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우선 회사의 핵심역량을 신기술투자를 통한 제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키로 했다. 강 사장의 목표는 제일엔테크를 탈취장비와 토양처리까지 담당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종합환경업체로 발전시킨다는 것. 앞으로 1∼2년 내에 완전 무차입경영을 실현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3년전부터는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최근 연임됐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