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스탠다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80억달러에 달하는 아메리칸스탠다드의 한국법인이다. 1899년 설립된 아메리칸스탠다드는 크게 3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돼있다. 공조설비 자동차부품 욕실 및 주방용품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메리칸스탠다드코리아는 이중 욕실 및 주방용품 사업부문의 한국법인이다. 욕실 및 주방용품 사업부문은 한국을 비롯한 23개국에 60여개의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브랜드를 인수해 다양한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메리칸스탠다드를 비롯해 아이디얼스탠다드 자도 애브볼루트 아미티지생크 세라미카돌로미테 소티니 등이 이 회사의 브랜드들. 욕실 및 주방용품 부문에서만 지난해 1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태리와 영국의 욕실용품 시장에서는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1984년 설립된 아메리칸스탠다드코리아는 경기도 안산에서 고급 수도꼭지를 생산하고 있다. 세면기 양변기 욕조 등의 욕실 및 주방용품은 수입판매하고 있다. 86년 5월에 부사장으로 합류한 강웅식(61)대표가 지난 99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지화 경영이 본격화됐다. 이 회사는 94년 수도꼭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1천만달러 수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2천만달러 수출목표를 세우는 등 꾸준한 성장을 해오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을 제외하곤 줄곧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목표를 5백억원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한국의 수도꼭지 사용자들에게 믿고 오래쓸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노력해왔다. 수도꼭지의 핵심부품인 카트리지는 50만회나 작동시키는 내구시험을 거쳐야 장착된다. 독자적인 디자인의 수도꼭지도 생산하고 있다. "예술작품이라는 정신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 대표는 말한다. 이 회사는 새로운 경영기법을 앞장서서 도입하고 있다. 리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본사가 보스톤대학의 마이클해머 교수를 고문으로 추진한 리엔지니어링을 강 대표는 90년대 중반 한국법인에 도입하는 한편 동남합성 등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 회사는 리엔지니어링의 일환으로 12단계에 걸친 직함을 4단계로 줄였다. 직책수당도 없앴다. 직함을 중시하는 한국기업의 풍토를 개선키 위한 것. 특히 미 본사가 세계처음으로 도입한 수요흐름제조(DFM)기법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1994년에 오성상(Five Star Award)을 받았다. 이 기법은 재고수준을 주문량과 연계시킴으로써 최소화하는 것. 최근에는 6시그마 운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6시그마는 1백만개의 제품당 불량품이 3.4개 이하 나오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영혁신운동. 이 운동에는 강 대표도 참여하고 있다. 한달에 한차례 싱가포르 6시그마 운동본부의 전문가로부터 전화회의를 통해 다른 직원들과 함께 진행상황을 점검받고 있다. 강 대표는 "시작하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한국기업과는 다르다"며 "최고경영자가 동참하는 운동이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본사에서는 이 회사의 안산공장을 우량센터로 지정했다. 안산공장은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에 위치한 아메리칸스탠다드 수도꼭지 공장의 교과서로 통한다. (02)542-3511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