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정보기술)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장비 등 하드웨어는 물론 ERP(전사적자원관리) B2B솔루션까지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IT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 열풍과 맞물려 급성장을 거듭한 서버 시장에서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썬의 뒤를 한국IBM와 한국HP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어 컴팩코리아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가 국내 서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스토리지 분야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한국EMC가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EMC의 스토리지 시장 점유율은 무려 40%에 가깝다. 한국EMC의 뒤를 이어 한국IBM 컴팩코리아 한국HP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효율적인 회사 자원 활용을 위한 ERP 분야에서는 한국SAP와 한국오라클이 선두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특히 ERP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대기업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90%를 웃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비즈니스의 인프라로 평가받는 데이터베이스(DB) 시장은 한국오라클이 선두다. 한국오라클을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IBM이 시장 공략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도 비슷하다. 대표적인 분야는 운영체제(OS). MS의 "윈도"는 이미 "창문"이라는 원래 단어 뜻보다 OS 대표상표로 인식될 정도다. 일반 PC에서 윈도의 시장점유율은 사실상 1백%에 가깝다. 최근에는 윈도를 탑재한 서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MS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또 하나의 분야는 오피스 소프트웨어다. 문서작성용 워드프로세서인 "워드", 표와 계산을 위한 스프레드시트 "엑셀",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데 유용한 "파워포인트"는 이미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