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봄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식수난 등 국민생활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강바닥이 말라 붙고, 논바닥이 갈라지는데도 수일내에 비다운 비가 내리리라는 예보조차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것 같아 걱정이다. 정부는 5일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가뭄 극복을 위해 1천1백84억원의 재정자금을 긴급 지원, 용수원 개발 등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응급처방일뿐 근본대책은 아니다. 거의 매년 가뭄과 홍수피해가 되풀이되는 것도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근본대책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세워놓은 계획도 일관성있게 추진되지 못한 때문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물값을 올려 헤프게 쓰는 것을 막고, 노후 수도관 대체 등을 통해 누수를 줄이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실효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물부족 사태를 예견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댐 건설 등 확실한 물공급 확대방안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핵심사업인 댐 건설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계획자체가 무산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영월댐(동강댐)이 그랬고, 낙동강 수계의 5개 댐도 지역갈등으로 진척이 없다. 댐 건설 논란을 되새겨 볼 때다. 그 뿐인가. 홍수피해 때문에 연천댐을 없앴지만 그로인해 이번에는 한탄강 유역이 전국에서 가장 극심한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은 정책실패의 표본이라 할만 하다. 차제에 물관리 종합대책을 보완하고, 좀더 강력하게 추진할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절수대책 등 수요억제책도 강화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댐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환경단체나 지역주민 등의 반대에 눈치만 볼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어차피 찬반이 엇갈리는 사업이라면 정부가 신속한 결단을 내리는 것도 국력의 낭비를 줄이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