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내림세를 이어가다 막판 낙폭을 만회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급이나 재료가 제한된 가운데 달러/엔을 좇는 흐름은 여전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오른 1,286.10원에 오전거래를 마감했다. 장 막판 달러/엔의 오름세와 은행권의 달러되사기가 나오면서 보합권내에서 치열한 매매공방이 펼쳐졌으며 장중 흐름은 상승에 기울었다. 거래범위는 1,283.20∼1,286.30원으로 주거래된 범위는 1,284∼1,285원선이었다. 시장거래자들은 방향성 찾기가 좀처럼 어려운 장세속에 그때 그때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19엔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여 아래쪽으로는 제한될 것"이라며 "시장은 거의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오후에도 엔화를 따르면서 범위는 1,282∼1,289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절간'과도 같이 조용하게 소규모의 거래만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럽장에서 엔화와 유로화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환율 방향이 바뀌겠지만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 큰 변화를 기대하긴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달러가 84센트 아래로 내려서는냐가 국제 금융시장의 큰 관심꺼리이며 엔화도 119엔 지지보다는 마켓 뉴스가 없고 유로 약세를 따라 강세쪽에 무게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119.28엔으로 마감한 뒤 이날 개장초반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으로 118.70엔선까지 급격히 되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엔화 강세가 일본의 수출경쟁력 악화를 불러 외환당국의 개입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구로다의 국제공조 발언 등으로 되올랐다.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차관은 "유로화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G-7회원국들과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서 공조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기준율보다 대체로 낮게 거래된 환율로 인해 네고물량 출회는 제한됐으며 결제수요는 정유사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소규모로 있었다. 지난주 말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이 5,000만달러 가량 역송금수요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은 오전장 초반 매수에 적극 나섰으나 이내 잠잠해지는 양상이었다. 국내 증시에서 전날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은 낮 12시 12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45억원, 5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국내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낮은 1,284원에 출발, 개장 직후 달러/엔을 따라 1,284.40원에서 1,285.60원까지 보폭을 옮겼다. 이후 수급공방을 펼치면서 1,284원선 후반에서 1,285원선 초반을 게걸음을 걷던 환율은 달러/엔 상승과 달러되사기로 전날 마감 수준을 뚫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