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잃은후 여자는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샌다.

아로마 테라피스트(향치료사)인 여자는 남자의 향기를 만들려 애쓰지만 아무리 해도 그의 향기는 찾아지지 않는다.

절망에 흐느끼는 여자의 집에 어느날 날개다친 천사가 찾아든다.

사랑을 먹고 산다는 천사는 여자의 가슴에 서서히 새로운 향기를 채운다.

금성무.진혜림 주연의 판타지 코믹 멜로 "라벤다"(감독 엽금홍)는 인간과 천사가 나누는 동화같은 사랑이야기다.

"사랑"이라는 진부한 테마는 "향기"와 "천사"라는 신선한 매개체로 활기를 얻는다.

만화적 재치와 발상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도 가볍지만 경쾌하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후각영화"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울 5개 주개봉관을 포함해 전국 10개 극장에서 특수장치를 동원해 영화상영중 세차례 향기를 뿌린다.

하지만 지나친 비약과 어설픈 만듦새는 관객들의 몰입을 가로막는다.

홍콩영화 특유의 과잉된 감정표출이나 실소를 금하기 어려울 만큼 유치한 에피소드들도 종종 썰렁함을 안긴다.

단,향기로 남은 옛사람을 간직한 이들에게는 남다른 감정을 일으킬 영화.

얼굴과 이름은 잊었어도 불시에 코끝에 어리는 그 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말이다.

6월1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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