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면세점,재래시장 등 유통업체들이 40만 월드컵 관광객을 겨냥 매출 극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대회 1년여를 앞둔 지금부터 서서히 붐을 조성해 내년 ''대목''때에는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이다.

롯데백화점은 6월초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본격적인 판촉작전을 개시한다.

고성호 홍보부장은 "월드컵경기장 모형 전시회,축구 스타 애장품 경매 등 갖가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경기장 질서확립을 위한 1백만명 서명운동을 펼칠 방안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신라백화점등은 벌써부터 ''대박''기대감에 들떠 있다.

업계는 지난해 1조4천억원 규모였던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가 올해는 1조9천6백억원,내년에는 2조7천억원 수준으로 2년새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 면세점의 경우 내년 월드컵 전까지는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와 시장 등을 연결,외국인들에게 관광편의를 제공키로 했다.

인천공항 면세점들은 오프라인 점포에 만족하지 않고 온라인 면세점 개설에도 잇따라 나서고 있다.

시장 확대추세에 발맞춰 잠재고객을 미리 확보해놓자는 의도에서다.

동대문시장의 패션쇼핑몰들도 희망에 부풀어 있다.

소매의류상권의 ''빅3''인 두산타워,밀리오레,프레야타운은 야외광장에 대형모니터를 설치하고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할 계획이다.

야외광장이 ''미니 축구장''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두타의 최근식 차장은 "동대문시장은 이미 아시아의 쇼핑명소로 자리잡았다"며 "이제 세계의 눈이 한국에 집중되는 월드컵을 통해 동대문시장을 전세계적인 패션특구로 만들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2002월드컵이 자칫 ''남들만을 위한 잔치''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 중계권료나 마케팅권한 등 소위 ''돈되는 부분''은 모두 FIFA가 독점하고 있는데다 관광수익이나 홍보효과 마저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차지한다면 ''우리는 비싼돈들여 잔치상만 차린 꼴''이 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월드컵 개최도시를 풍광이 뛰어난 시골도시로 정했다.

경기관람객이 관광을 겸하도록 유도하고 위성중계를 통해 자연스레 관광자원을 홍보,시골의 소도시를 세계적 명소로 일약 발돋움 시키겠다는 의도다.

이에반해 우리는 콘크리트 대도시들만을 경기개최지로 골랐다.

외국 관광객이 어느 곳에 더많은 관광비용을 지불할지는 불을보듯 뻔하다.

관광인프라도 미흡하다.

관광수입의 기본이 되는 여행객의 왕래를 위해 서울∼도쿄간 항공편을 주35회에서 56회로 늘리기로 했다지만 이 역시 승객 자연증가분을 겨우 감당할 수 있을 정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증편계획은 월드컵 특수가 고려되지 않은 승객 증가추세에 맞춘 것"이라며 "원활한 수송을 위해서는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 그에 맞는 별도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